아들이 수능을 마친 겨울. 난 아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아들, 엄마랑 같이 콘서트 보러 갈까?"
"네."
시험도 끝나고 기분이 좋은 아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같이 가준다고 한다.
그래. 대학 가면 사촌, 장가 가면 지인으로 지내기로 마음먹었으니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에 나의 소원인 성시경 연말 공연을 같이 봐야지.
예매를 위해 오픈 시간을 기다리는 사탕볼. (피켓팅을 모르고 순진하게 휴대폰으로....)
5. 4. 3. 2. 1.
절친 착한 돌에게 전화가 온다.
"야!!!!! 끊어!"
다시 들어가려고 하지만 창이 열리지도 않는다. 겨우 들어가 보니 이미 끝났다.
착한 돌과 다시 통화하며 갖은 덕담을 하고 아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한다.
"아들, 엄마 티켓팅 실패했어. 우리 크리스마스 이브에 공연 못 보겠어."
"공연 날짜가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
"어."
"무슨 공연이었는데요?"
"성시경 연말 공연...."
아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 공연 커플들 가는 거 아니에요?"
"꼭 애인 커플만 가란 법 있나? 엄마가 좀 어리게 꾸미고 갈라 했지."
아들이 더 대화를 이어가지 않는다.
안타깝다. 같이 애인놀이 할 수 있었는데....
착한 돌. 하는 짓마다 맘에 드는 녀석.
성발라님. 성발라 공연 보는 게 이렇게 어렵습니다.
"오늘 아들 오기로 했지요? 저녁 식사하고 같이 콘서트 보면 되겠네요."
식사를 마치고 유리로 만들어져 밖이 보이는 건물 사이 통로를 무빙워크로 지나간다.
개인 해변에 눈이 내리는 모습이 그림 같다.
나의 공연장은 최첨단 시설로 가수와 관객 모두에게 최상의 컨디션을 제공한다.
인이어로 들리는 음향이 환상적인 모니터 환경('부를 텐데'에서 보고 꼭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한 ㅎㅎ, 부를 텐데 많관부), 가수라면 누구라도 탐낼 이 시대 최고의 무대.
공연장 이름은 MODA.
나의 공연장 MODA에서 내 최애 가수 성발라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듣는다.
그때 피켓팅에 실패한 이야기를 웃으며 전하고 성발라의 경탁주를 중간중간 나눠 마시기도 하는 공연.
그의 '부를 텐데'에 내가 같이 앉아있다. 아니 내가 그를 여기로 불렀으니 나의 '부를 텐데'다.
"사탕씨, 어떤 곡이 제일 먼저 듣고 싶으세요?"
"너는 나의 봄이다 불러주세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너무 좋아해요."
나의 신청곡으로 이루어진 공연을 아들과 함께 편안하게 감상한다.
"유튜브 촬영이든 공연이든 언제든지 공연장이 필요하실 때 쓰세요. 오랜 팬이랍니다."
아들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를 너도 좋아한다니 기분이 묘하단다.
성발라의 목소리를 너와 함께 듣고 싶구나.
이제 낼모레 제대하는 군인 아저씨지만 언제나 너는 나의 봄이란다.
빈 살만 씨. 아들도 이제 다 컸어요.
브런치 글로 발행했던 글이다. 사실 연재를 처음 해봐서 발행 실수로 넣지 못한 글이다.
아직 브런치 입문 1개월차.
이미 발행된 글을 연재하는 책에 넣을 수 없는 것을 알고 방법을 찾다가 그냥 복사해서 붙여넣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