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요가를 열심히(주 2회...) 다니며 몸관리를 했던 적이 있다.
잘 안 되는 동작은 쉬면서 해도 되는 분위기여서 운동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인 나도 할 만했다.
평생 해 본 운동 중에 제일 오래 한 운동이 요가다.
지금도 어떤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면 요가를 할 생각이다.
언젠가는 꼭 할 예정.
강사님보다 더 강사 같은 요가복을 잔뜩 사놓아서 다른 운동을 할 수 없다.
요가에서 내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동작은 시체 자세이다.
1시간의 요가를 마치며 하는 자세로 바닥에 시체처럼 누워 편안하게 쉬는 자세다.
아.... 이대로 눈 감고 잤으면.... 살짝 어두운 이 고요함... 일어나기 싫다...
내 영혼이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려는 찰나.
환한 불빛과 함께
"수고하셨습니다. 짝짝짝!"
모두들 블랙홀에서 어찌 그리 빨리 나오는지 벌떡 일어나서 손뼉 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난 여기서 이대로 자고 싶은데....
집 뒷산의 풍경이 액자 속 그림처럼 보이는 요가실.
요가실은 침실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요가실 안에 다른 문을 통하면 욕실, 파우더룸을 지나 침실로 바로 이어진다.
금방까지 읽어주는 책을 듣고 요가를 하러 온 볼부인은 요가 선생님과 가볍게 인사한다.
잔잔한 음악과 선생님의 낮은 음성으로 몸과 마음이 차분해진다.
요가 동작은 하루 동안 쌓인 피로(왜 피곤한지 모르겠지만)를 풀어준다.
"숨 들이쉬고~~~ 내쉬고~~."
잘 안 되는 동작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앓는 소리를 내며 겨우 따라 한다.
2조 아니라 2천조가 있어도 몸은 맘대로 안되니...
선생님이 잡아주신다며 언젠가 TV에서 본 이효리 물구나무를 시키신다.
일대일은 이게 어렵구나. 여럿이 할 땐 어려운 건 눈 안 마주치고 대강 했는데....
겨우 중력을 거스르는 동작을 몇 가지 더 하고 기운이 빠진다.
몸을 이리저리 접었다 폈다 한참 시킨 선생님은 조명을 살짝 어둡게 한 뒤
"볼부인, 온몸을 우주에 툭 던져 놓으세요."
제일 잘하는 동작.
아... 좋다....
5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고요한 어둠 속에서 싱잉볼이 울린다.
그리고 비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욕실로 가시면 라벤더 오일과 장미꽃잎으로 목욕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됐어요. 이대로 잘래요."
"네. 이쪽으로 이불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아! 내일 아침에 상림탕 나라시 이모님 좀 불러주세요. 장미꽃 걷어내고."
볼부인은 시체 자세에서 그대로 잠이 든다.
빈 살만씨. 전 장미꽃 반신욕보다 이태리타월로 때 미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