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된 내 교실

by 사탕볼

"더운데 거서 뭐하노?"

짐을 한가득 들고 나르는 볼선생을 보고 교장선생님이 부르신다.

곳은 아직 공사가 덜 끝난 건물.

전자칠판과 교실 앞면 장이 들어왔다고 해서 새 교실에 가보고는 흐뭇해서 살살 나르는 중이다.

앞면 장에 물건을 어떻게 넣을 건지 대강 살피러만 왔는데 들고 갔던 내 생식 박스가 꼭 맞게 들어간다.

게다가 생식 박스는 안쪽에 칸도 나뉘어 있다.

아래 칸에는 같이 먹는 두유 박스가 꼭 맞게 들어간다.

정말 이 기분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내 기쁨이 다 전달될까.

길 가다가 로또를 주웠는데 1등 아니..... 그까진 아니고 3등 정도? 한 100만 원 당첨된 기분이다.

사진을 찍어서 친구에게 자랑도 한다.

이 더운 날 1층에서 만난 교장 선생님을 모시고 2층 교실까지 와서 생식 박스가 딱 맞는 모습을 보여드린다.

"이삿짐 혼자 다 나를라 카나? 날도 더운데 그만해라."

"아파트 청약 당첨된 거 같아요. 자꾸 와서 보고 하느라고 하나씩 갖다 넣게 되네요."

이 칸에 넣었다가 다시 저 칸에 넣고 넣었다가 또 다 빼고.

혼자 에어컨도 안 되는 곳에서 난리다.

그래도 아이들이 없을 때 살살 해놓고 있어야 맘이 놓인다.

애들이랑 수업하고 오후에 치우는 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최대한 아이들 없을 때 해놓을 수 있는 건 해놓아야 수업에 차질이 없다.

여기저기 살펴보다 보니 옷장에 옷봉이 설치되기로 했는데 옷봉이 없다.

교원 단톡에 사진을 찍어 보내며 옷봉 설치 안 하기로 했는지 확인한다.

옷봉을 설치해 주기로 했는데 누락되었는가 보다. 오후에 와서 다시 해주신다고 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집 입주 점검하는 거 같다.


어서 교실 뒷면 장도 들어오면 좋겠다.

신난다.

학교 옮길 때 톱으로 교실 썰어서 들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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