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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혜정 Apr 04. 2024

내가 나의 장르가 된다는 것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건 나" 
자칭 나 연구 학자, 본업은 16년차 윤리 교사입니다.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글로 씁니다. 
이 글의 끝에는 [오글오글(오늘도 글을 쓰고, 오래 오래 글을 씁니다) 질문]이 주어집니다. 
함께 쓰며 '나 공부' 같이 해요.







훙느록을 아는가? 몽골 록 밴드 THE HU가 만든 록 장르로, 몽골 전통 음악과 록을 접목시킨 것이다. 그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반복되는 강한 기타 리프와 몽골 전통 악기의 리듬감에 저절로 몸을 앞뒤로 움직이게 된다.



https://youtu.be/v4xZUr0BEfE



동양의 작은 나라, 이제는 명맥을 이을 사람이 적어졌다는 몽골 전통 악기와 후느 창법. 거기다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록이 합쳐졌다.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7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가졌다. 프로듀서 다쉬카는 몽골 전통 음악가이면서 록 밴드를 결성할 청년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고, 최초 4인의 멤버가 구성되는데 7년의 시간이 걸렸다. 또한 몽골 전통 의상과 악기를 재현하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와 악기 제작자를 찾아가 설득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누가 들을까 싶던 그들의 음악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공개되자 몽골의 대자연과 훙느 록의 절제된 강렬함은 전 세계 음악인들을 사로잡았고, 단숨에 4천만 뷰를 달성했다.(현재는 1억 뷰) 그리고 BTS가 1위를 했던 빌보드 월드 뮤직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한다. 기세를 몰아 북미와 유럽 투어도 성공적으로 마치고 세계적인 음악가가 된 그들. 




스스로가 하나의 장르가 되기까지




비주류라 홀대받던 그들이 하나의 장르가 되기까지. 그들의 자신감, 꾸준함, 열정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아마도 내가 좋아하고 해야 할 것에 대한 명확한 인식. 나다움에 대한 선명한 정의에서 온 것 아닐까. 



<퍼스널 브랜딩>에서 말하는 퍼스널 브랜딩도 나다움을 강조한다. 나를 브랜딩 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색채와 남과는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 퍼스널 브랜딩이 내가 가진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정보는 지천에 널렸고,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피로감을 느낀다. 설령 정보를 멋들어지게 포장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할지라도, 정보를 얻고 나면 떠나버린다. 정보를 얻을 곳은 넘쳐나기 때문이다.



나다움을 모른 채 퍼스널 브랜딩을 할 때 발생하는 문제는 '기능적 인간'이 된다는 데 있다. 필요한 정보를 내뱉는 자판기에 불과한 존재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실존이 아니고, 현존이 아니다. 나라는 사람이 생생히 살아있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각종 모임에서, SNS에서 나는 현존했는가, 기능했는가? 고민되는 지점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나다움을 잊어버리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만 생성해 내는 자판기에 불과한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닐까. 인고의 시간을 거쳐 숙성된 나를 보여주기보다, 그럴듯해 보일 모습을 보여주느라 급급했던 것은 아닐까.



익숙하지만 독특한 훙느록을 들으며 생각에 잠긴다. 앞으로의 나는 나답게 현존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불쑥 휴직계를 던지고 광야로 나온 것 아닌가. 꽃 길을 옆에 두고 광야로 달려 나온 것은 나의 선택이다. 비록 지금은 발자국 하나 없는 흙길이지만, 여러 도전과 배움, 깨달음으로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오글오글 질문] 
최근 만난 '나다운 사람', '나다움을 말하는 콘텐츠'가 있나요? 그 사람 또는 콘텐츠에 대한 생각을 글로 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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