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의 끝판왕
나는 예민한 편이다. 어렸을 때부터 편두통이 심했다. 조금만 찬바람이 불거나, 긴장하거나, 신경 쓰이는 일이 있기만 해도 바로 머리 쪽에 있는 혈관이 수축되면서 지끈지끈한 두통이 밀려오는 것이다. 그래서 타이레놀을 초등학교 때부터 근 20년째 달고 살고 있다. 타이레놀은 나의 생명줄이다.
이 편두통이라는 놈은 한번 생기면 하루고 이틀이고 일주일이고 지끈거리면서 싹 낫질 않기 때문에 약을 먹어서 끝장을 봐야 한다. 일단 약을 먹고 무색무취무음의 방에 들어가서 따뜻하게 누워서 잠을 자야 한다. 그러니 일상생활이 순탄하지 못하다. 초반에는 서서히 편두통이 왔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올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갑자기 확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공부하고 일하면서 책상 앞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거북목으로 어깨를 웅크린 자세 때문에 증상이 더 심해졌는데, 이제는 소화가 안되거나 체할 때에도 증상이 머리까지 온다. 정말 괴롭다. 편두통 때문에 직장에서 연차를 낸 적도 많았다. 이 괴로움은 겪어봐야만 알 수 있는 쓰라린 고통이다.
내가 천성적으로 예민한 성격이라, 조절이 쉽지 않다.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감각이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생각이 많아져서, 늘 긴장을 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나를 늘 방어하게 되고, 부정적으로 반응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나의 성격을 발달시킨 것 같다.
유일한 해결책은 스트레스긴장을 해소하고, 몸의 혈액순환이 잘 되게끔 해주는 것이다. 운동도 한 가지 동작을 너무 과하게 하면 자세가 굳고 통증이 머리로 몰려와서 오래 하지 못한다.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운동이 요가였다. 요가는 몸을 이완시켜 주고 쓰지 않은 속근육들을 사용하면서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 운동을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지금껏 했던 것 중에서 요가가 나에게 맞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운동들은 하면 몸이 더 찌뿌둥한 느낌이 들었는데, 요가는 몸이 가벼워지고 상쾌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래서 신년을 맞아, 요가로 시작을 해볼까 한다. 올해는 몸도 마음도 건강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