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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벳 May 14. 2024

상냥한 온기를 담은 맛, 포토푀를 아시나요

순한 맛으로 삶을 바꾸는 중입니다


얼굴에 탈이 났다. 지난겨울에 얼굴에 발그레한 홍조가 올라오더랬다. 불청객은 스멀스멀 이마와 뺨, 턱을 붉게 물들이더니 어느새 울긋불긋 트러블까지 일으켰다. 호르몬이 왕성한 사춘기에도 깨끗하게 지나갔던 피부였는데. 화장품을 바꾸어도 소용이 없었다. 간질간질, 따끔따끔 피부가 잔뜩 성이 나버렸다. 결국 피부과를 방문했다.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시던 선생님은 ‘주사피부염’이라는 낯선 이름을 전했다. 몸의 면역력 저하가 피부 장벽에 영향을 미쳐서 일어나는 난치성 피부 질환.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리고 쉽게 낫지 않을 거란다.



약을 바르고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고. 얼굴에 열이 오르지 않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단다. 과격한 운동금지. 사우나 금지. 그리고 뜨거운 음식, 매운 음식은 아예 입에 대어서도 안된다.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도 당분간 멀리하는 게 좋다고. 식습관에 비상상황이 발생했다. 그럼 어떻게 먹어야 하나. 늘 국밥에 다진 양념을 듬뿍 넣어먹는 칼칼한 입맛을 지닌 사람에게 이 상황은 너무도 가혹한 게 아닌가. 그래도 건강을 챙기는 게 우선이다. 당분간 눈물을 머금고 매콤한 맛과 이별을 해야 한다니.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은 순한 맛을 받아들여야 한다.





몸의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맛을 즐기지 못하더라도, 잘 먹는 건 중요하기에. 그러다가 눈을 사로잡는 사진 하나를 발견했다. 채소가 듬뿍 들어 있는 맑은 국물의 수프. 바로 포토푀였다. 프랑스에서는 가정식요리로, 일본에서는 추운 겨울에 종종 먹는 음식으로 사랑받는 요리. 몸에 좋은 채소가 듬뿍 들어있어 피부에도 좋을 거고, 순한 맛은 분명 나의 몸에도 좋은 영향을 주겠지.



그럼 여기에서 오벳‘s 포토푀 레시피 나갑니다.


<오벳’s 포토푀 레시피>

재료 : 양배추, 당근, 토마토, 무항생제 닭가슴살 소시지, 무항생제 닭가슴살, 치킨스톡 (액상형), 다진 마늘, 올리브오일, 무염버터, 물

1.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재료들을 손질한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

2. 냄비에 다진 마늘과 올리브오일을 넣고 볶아 마늘 기름 향을 낸다

3. 향이 올라오면 양배추, 당근을 넣고 살짝 뒤적거리며 볶는다. 그리고 물을 재료가 담길 정도로 자작하게 붓는다

4. 치킨스톡을 한 스푼 넣는다. 그리고 닭가슴살 소시지, 닭가슴살을 넣어 끓인다

5. 팔팔 끓어오르면 잠시 불을 낮춘다. 그리고 토마토를 마저 넣는다. 당근, 양배추가 푹 익어 퍼질 때까지 뭉근하게 익혀 낸다

6. 제일 단단한 당근을 젓가락으로 찔러보고 익었으면 무염버터를 한 두 스푼 넣어 풍미를 돋운다. 버터를 넣고 나서는 바로 불을 끄도록.

7. 그럼 이제 그릇에 덜어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건강한 맛의 포토푀 완성!




부드럽고 사려 깊은 맛 포토푀 한 그릇 어떠세요



바로 끓여낸 포토푀를 작은 그릇에 덜어 잠시 식힌다. 뜨거운 열기로 얼굴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먹기 좋을 정도가 되면 먼저 국물을 떠서 한 입 맛본다. 고소한 버터의 풍미와 함께 담백한 채소의 맛이 가득하다. 치킨스톡을 넣어 간도 적절하다. 자칫 심심하다 느껴질 수 있는 채수의 맛이 버터를 품고 나니 한 층 더 깊어졌다. 푹 익어 보드라운 양배추는 살짝만 당겨도 쉽게 떨어진다. 달큼하고 고소한 양배추의 맛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럼 이제 소시지를 먹어 볼까. 한 입 깨무는 순간 소시지의 육즙과 함께 고소한 풍미가 입 안을 가득 채운다. 토마토는 어떻고. 부드럽게 익어 사르르 녹는 토마토의 맛을 알고 나서는 토마토를 자주 익혀 먹는다. 상큼한 토마토로 입가심을 한 후, 닭가슴살을 한 입. 자칫 퍽퍽할 수 있는 식감은 국물을 만나 부드러워졌다. 고소함과 함께 깔끔한 맛은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는 중 임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당근을 집어 든다. 어릴 때는 당근이 그렇게 싫었는데. 입맛도 바뀌나 보다. 익혀낸 당근의 부드러움과 깊어진 향을 이젠 좋아하게 된 거를 보면. 하나씩 하나씩 재료의 맛을 음미하고 먹다 보면 어느새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을 마주하게 된다.






한 동안 포토푀를 즐겨 먹으며 순한 맛에 익숙해지는 중. 상냥하고 사려 깊은 맛은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다행히 피부도 많이 깨끗해지고 순조로이 회복되고 있다. 영양 듬뿍 채소와 양질의 단백질로 몸이 나아지고 있다는 거겠지. 건강을 잃어보니 얼마나 면역이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더불어 담백하고 심플한 맛에 눈을 떴다. 식재료 맛을 느끼며 먹다 보니 이젠 자극적인 맛이 오히려 어색해질 정도. 각자가 지닌 본연의 다채로운 맛을 즐겁게 누리고 있다. 맵고 자극적인 맛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내 입맛이 달라진 거겠지.



단순하면서 담백하게. 삶도 심플하게 살아가고 싶어졌다. 이것저것 쌓고 듬뿍 얹어내는 거보다, 하나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걸 알게 되었다. 타인과 흐름에 맞추어가려 억지로 발버둥 치기보다, 본연의 나 자신에 집중하고 있다. 자연스레 약속도 만남도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보고 사랑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중. 사려 깊은 포토푀의 다정함을 가득 먹으며, 나를 더 사랑하는 연습 중이다.





친절하고 상냥하게
나를 더 사랑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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