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맛있는 표고버섯밥 어떠세요
새해, 구정을 지나며 먹었던 음식들. 입에는 흡족하지만, 기름지고 높은 열량은 몸엔 부담이다. 배달, 외식으로 먹는 음식들은 자극적인 맛에 한 두 입 먹다 질려버리기 마련. 그런 음식들로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믿을 수 없이 불어난 몸무게에 좌절, 더부룩한 속을 부여잡으며 후회했다. 옷이 얇아지는 계절은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겨우내 두터운 아우터에 감췄던 몸을 꺼내야 할 때가 머지않았다.
가벼운 몸을 위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필요하다. 낮은 칼로리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가 어떤 게 있을까. 흔히 다이어트 샐러드 같은 저칼로리 음식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한국인은 밥심으로 살아가지 않는가. 자고로 탄수화물은 좀 섭취해 주어야 심신 안정이 된다. 그럴 때 종종 해 먹는 음식이 있다.
표고버섯이 듬뿍 들어간 표고버섯밥
표고버섯은 저칼로리에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단백질)이 풍부하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항암 효능이 있어 면역력에도 으뜸.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에도 좋다. 그렇지만 특유의 향은 호불호가 나뉘기도. 표고버섯을 말리면 향이 더 진해지니, 부담스럽다면 생 표고버섯을 권해본다.
밥을 지을 때, 생 표고버섯, 건 표고버섯 무엇이든 괜찮다. 생 표고버섯을 넣으면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난다. 건 표고버섯을 넣으면 깊은 표고 향이 밴 밥과 쫄깃한 버섯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건표고, 생표고 둘 다 넣어 밥을 지어, 두 버섯의 향과 맛을 즐기는 방법을 추천한다.
오벳의 표고버섯밥 레시피
재료 : 생 표고버섯, 건 표고버섯, 불린 쌀 또는 현미, 양념장 (간장, 올리고당, 고춧가루, 부추 또는 파, 다진 마늘, 통깨, 참기름)
1. 건 표고버섯은 물에 넣어, 부드럽게 불린다. 이때, 표고버섯 우린 물은 절대 버리지 말기를. 밥을 지을 때 밥물을 이 물로 맞추면 풍미가 더 진해진다
2. 불린 건 표고와, 생 표고를 얇게 슬라이스로 썬다. 버섯의 식감을 즐기고 싶다면 좀 두꺼워도 괜찮다 (개인 취향에 따라)
3. 불려 둔 쌀을 솥에 넣고 그 위에 썰어둔 표고버섯을 얹는다. 그리고 버섯을 우린 물로 밥 물을 맞춘다
4. 밥이 지어질 동안 양념장을 만든다. 진간장, 올리고당, 고춧가루, 다진 마늘, 통깨, 참기름을 넣어 양념을 만든 후, 잘게 썬 부추나 파를 섞는다. (양념은 간설파마참깨로 외워두시길)
5. 향긋한 버섯의 향을 풍기며 밥이 완성되면, 그릇에 담아 양념장을 곁들여낸다. 마른 김이 있다면 함께 싸 먹어도 좋다
이제 맛있게 드세요!!
표고버섯 특유의 향긋함을 오롯이 즐기고자, 처음에는 양념과 밥을 비비지 않고 한 수저를 뜬다. 밥에 밴 표고 향과 부드럽게 씹히는 버섯 식감이 잘 어울린다. 이어서 간장 양념에 살살 비벼 한 수저. 단짠 단짠 양념 맛과 고소한 참기름이 밥알을 감싼다. 끝에 은은하게 풍기는 표고 향이 나 여기 있어요 말하는 듯. 서로가 어우러져 먹을 때마다 웃음이 난다. 한 수저, 한 수저 음미하며 천천히. 어느새, 그릇은 바닥을 드러낸다.
다 먹어도 더부룩하지 않다. 깔끔하고 담백한 여운이 들면서, 몸에 남은 좋은 기운에 안심이 된다. 든든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휴식 같은 한 그릇. 간단한 조리 방법으로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려 내어 더 훌륭하다.
근래에 비건, 채식이 유행을 하고 있다. 건강 상의 이유로 또는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더불어 고기보다는 채식을 위주로 하는 베지테리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미 해외의 경우 마트에서 여러 종류의 비건 푸드를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많은 수의 레스토랑에서는 다양한 베지터리언 메뉴를 갖추고 있다. 이 흐름에 힘입어 우리도 비건 푸드를 마트나 온라인 마켓에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 점점 비건 메뉴를 갖춘 레스토랑들도 늘어나고 있다.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는 채식을 통해 환경을 살리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생태계의 파괴로 전 세계 사람들의 두려움과 경각심이 고조. 미래 세대에게 어떠한 지구를 남겨주어야 할지 염려하며 환경 단체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채소를 키울 때에는 탄소가 나오지 않지만, 소를 키울 때 탄소가 배출된다. 물론 모든 생명체는 탄소를 배출한다. 그러나 점점 늘어나는 고기의 소비를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소를 키우다 보니 문제가 된다는 게 그 이유이다.
하루 한 끼 채식으로 전환할 시에 약 3.25kg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고 한다.
(환경부의 ‘음식물의 에너지 소모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연구’ 중)
일주일에 하루 채식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한 끼를 고기 없이 채식을 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5~11배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주로 공공 급식의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서울시청 같은 경우, 본청 직원이 2,500명 정도 되는데, 1년에 1,052끼 중 보통 52끼를 채식으로 급식하면 점심 급식만으로도 1년에 30년 된 소나무 7만 그루를 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023. 02. 07, 브레인 미디어, 이제는 간헐적 채식의 시대 인터뷰 중)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비건, 베지터리언으로 살아가기에는 쉽지 않은 게 현실. 하지만 일주일에 하루 딱, 한 끼 정도는 고기 대신 채소를 품은 음식을 먹는 일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채식의 흐름에 힘입어 다양한 레시피들이 나와 있으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골라 만들어 보자. 아니면 채식 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한 끼도 좋다.
더불어 채식 식단을 함으로써 몸도 마음도 즐거워지는 기분을 느껴보시라. 나와 너 그리고 지구를 살리는 소중한 한 끼를 기억하며. 먹을수록 가벼워지는 몸과 뿌듯해지는 마음을 응원하며. 표고버섯밥 한 그릇으로, 오늘 난 간헐적 비건이 된다.
비건이 별 건가. 이런 간헐적 비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