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이 전하는 봄을 느껴보세요
2월은 다른 달보다 특별하다. 봄이 오는 알림. 입춘이 있기에. 입춘(立春). 말 그대로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2월이 지나 3, 4월이 되면 꽃이 피고 푸릇한 기운이 가득하겠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봄을 좀 더 빨리 만날 수 없을까. 문득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파릇파릇 새싹을 닮은 두릅.
두릅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제일은 참두릅이다. 나무에서 처음 나온 새순인 만큼 가격도 비싸다. 초 봄 한 두 달 정도만 즐길 수 있다. 초록빛줄기와 부드러운 새순은 향긋한 향기를 풍긴다. 쌉싸름 맛은 자체가 봄이다. 살짝 데쳐 아삭한 식감과 향긋한 풍미를 즐기기도 하고. 튀김옷을 입은 바삭바삭 두릅 튀김은 고소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영양소도 으뜸인 두릅. 나물임에도 단백질이 풍부하다. 식이섬유, 사포닌 덕분에 면역력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비타민 (B1, B2, C)가 들어 있어 암, 당뇨, 혈액순환에도 좋다. 봄나물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
두릅을 활용한 여러 조리법 중
오벳이 택한 두릅 레시피는 바로 두릅 전.
이제 그 레시피를 공개한다.
오벳 두릅 전 레시피
두릅 전 재료 : 두릅, 부침가루, 계란, 초고추장, 참기름, 소금 (손질 후 데칠 때 사용)
< 두릅 손질 >
1. 두릅은 작은 가시와 돌기가 있어 손을 다칠 수 있으니 장갑을 꼭 착용한다.
2. 두릅 밑동을 감싼 껍질과 까끌한 부분은 제거한다. 두꺼운 밑동은 아래에 칼집을 내어 결에 따라 껍질을 벗긴다.
3. 줄기 부분의 가시들은 칼로 살살 긁어낸다.
4.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손질한 두릅을 넣어 데친다. 밑동부터 넣고 30초에서 1분 정도 데친 후 바로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 짜낸다.
5. 살짝 데쳐낸 두릅은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먹어도 ok.
< 두릅 전 레시피 >
1. 부침가루와 계란물을 각각 준비한다.
2. 손질한 두릅에 부침가루를 살짝 묻히고 계란 옷을 입힌다. 여기에서 팁 하나! 계란물에 참기름을 살짝 넣어주면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
(안 넣어도 괜찮아요)
3. 계란 옷을 입은 두릅을 하나씩 기름을 두른 팬에 올려 지진다.
4. 계란 옷이 노릇노릇하게 익으면 바로 접시에 담는다.
5. 두릅 전과 함께 초고추장을 함께 곁들어 내면 완성!
따끈따끈할 때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방금 기름에 지져내 따끈하면서 바삭한 두릅 전. 처음은 풍미를 느끼고자 소스를 찍지 않고 그대로 먹는다. 고소한 계란과 향긋한 두릅의 맛이 입 안에 가득하다. 다 먹어도 향긋하고 쌉싸름한 맛이 여운으로 남는다. 그래. 이게 바로 봄의 맛이지! (두릅의 쓴 맛이 어색하다면 전으로 만들어 즐기기를 추천한다)
보통 전은 양념간장에 찍어먹는다. 그렇지만 두릅 전만큼은 초장에 찍어 먹어 보기를. 새콤달콤한 맛은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전의 기름짐을 잡아준다. 초장과 두릅은 원래 궁합이 잘 맞으니, 두릅 전에도 잘 어울리는 게 당연.
어릴 때 밥상에 올라온 두릅을 한 입 먹고 쓴 맛에 깜짝 놀랐다. 엄마는 그래. 그럼 내가 다 먹을게 라며 은근히 좋아하는 눈치였다. 두릅을 하나씩 하나씩 음미하는 모습에, 쓰디쓴 풀 맛이 왜 맛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점점 두릅의 맛과 향에 눈을 뜨게 된 건. 그 시절 엄마와 비슷한 나이가 되면서였다.
두릅은 삶을 닮아 있다.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버티어 냈던, 쌉싸름한 맛을 지닌 초록의 순처럼.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추운 고통의 시간을 지나갈지라도. 딱딱한 가지 속에서 우리는 초록빛 희망을 품고 있다. 봄이 오면 때가 되면 바로 틔우기 위해. 그래서 두릅을 지나치지 못하는 걸까. 새싹을 닮은 초록 생명을 먹으며, 그 안에 담긴 위로와 힘을 받는다. 그래. 추운 겨울을 당당히 이겨내고 봄을 맞아 싹을 틔우는 두릅. 나도 너처럼 나도 힘을 내어 움트고 싶어졌어.
컬리에 두릅이 나와
반가운 마음에 냉큼 담았다
봄을 기다리며
두릅 전을 먹어보겠습니다
커버사진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