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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벳 Jan 26. 2024

홈메이드 콩나물국밥의 매력

콩나물의 무한 매력에 빠지다


“엄마. 오늘도 콩나물 반찬이야?”


어릴 때 거의 이틀에 한 번은 상에 올라왔던 콩나물. 콩나물무침, 매콤한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볶음, 콩나물찜 등 모습은 수시로 바뀌지만 늘 상 한쪽을 차지했다. 콩나물은 특유의 맛과 식감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삭아삭한 줄기는 괜찮지만 오독오독한 머리는 재빨리 씹어 삼켜버리고는 했다. 가끔씩 느껴지는 풋내와 쓴맛, 콩나물의 머리 부분의 맛이 콩과 비슷해 친해지기 참 힘들었다.



엄마는 콩나물을 많이 먹어야 키가 큰다고 그랬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먹일 때의 레퍼토리. 키가 크고 튼튼해진다. 어서 먹어라. 그러면 억지로 마지못해 한 젓가락 집어 우물우물 씹어 삼켰다. 어쨌든 엄마의 말이니까 맞을 거라 여겼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콩나물같이, 나도 그렇게 자라겠지라고 믿으며.






시간이 흘러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이제야 어릴 때는 몰랐던 콩나물의 진짜 매력을 새삼 깨닫는 중이다. 콩나물은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는 착한 식재료. 그뿐인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머리와 뿌리에 영양소가 풍부하다. 머리에는 콩과 같은 영양소를 지녔고 비타민c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여 피로회복에도 으뜸이다. 더불어 가격도 싸고 양도 많으니 얼마나 혜자 로운가. 지금처럼 물가가 많이 올라 어려운 시기에 여전히 착한 가격을 유지하며 무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콩나물에게 박수를.



이제 나만의 특제 콩나물국 레시피를 공개한다.



오벳 특제 콩나물국 레시피

재료: 콩나물, 코인육수, 물, 새우젓, 다진 마늘,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연두, 청양고추, 황설탕 또는 원당 (안 넣어도 됨)


1. 냄비에 코인육수와 물, 새우젓 한수저를 넣고 먼저 끓인다. 새우젓은 나만의 팁. 같이 끓이면 국물의 풍미가 더욱 깊어진다.


2. 육수가 끓으면 깨끗이 씻은 콩나물을 넣고 팔팔 끓인다. 콩나물의 비린내가 날 수 있으니 뚜껑은 덮지 말 것


3. 끓이는 중간에 잘게 썰은 오징어와 다진 마늘, 청양고추를 넣고 까나리액젓과 연두를 넣어 간을 맞춘다. 좀 더 감칠맛을 올리고 싶으면 황설탕 또는 원당을 딱 한 꼬집 넣어도 좋다


4. 오징어가 다 익었을 즈음 잘게 썬 대파를 넣어 한소끔 더 끓이면 완성! (이제 드시면 됩니다. 아주 맛있어요!)


라면만큼 쉬운 콩나물국이 완성됩니다








밥을 그릇에 소복이 담고 뜨끈뜨끈한 콩나물국을 얹어낸다. 그러면 홈메이드 콩나물국밥이 완성. 식당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손쉽게 콩나물국밥을 즐길 수 있다. 칼칼한 국물을 한 수저 떠서 맛을 본다. 오징어의 감칠맛과 콩나물의 시원한 맛이 국물에 가득 담겨있다. 그럼 이제 밥과 콩나물을 섞어 한 수저 먹어보자. 아삭하면서 오도독한 식감, 고소한 맛의 콩나물과 오징어의 풍미가 가득한 국물을 품은 밥의 조화가 끝내준다. 간간히 씹히는 탱글탱글한 오징어의 식감과 담백한 맛은 콩나물국의 본연의 매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잘 어우러져 먹는 재미를 더한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따끈한 국물과 밥은 그야말로 최고의 궁합이 아닐까. 몸이 으슬으슬 감기가 올 듯할 느낌, 남편의 숙취해소는 콩나물국의 따끈한 기운에 금세 저 멀리 달아나버린다.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콩나물만 있다면 집에서 손쉽게 뚝딱 만들 수 있으니. 자주 콩나물을 가까이하며 애용했던 친정엄마의 마음이 이해된다. 팍팍한 살림에 콩나물은 엄마가 삼시 세끼를 차려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자 든든한 백이었음을. 나도 엄마가 되어 가족을 위해 밥을 하며 이젠 콩나물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다행히 남편과 아이는 콩나물을 너무 애정하는 콩나물 러버. 오독오독 고소하게 씹히는 맛과 아삭한 식감이 좋단다. 어떤 반찬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일 때, 오늘 뭐 먹고 싶어? 물어보면 콩나물국을 외치는 아들 덕분에. 더 고민할 것도 없이 콩나물국을 끓인다. 그뿐인가 남편은 꼭 라면을 끓일 때 콩나물을 한 움큼 넣기에 우리 집 냉장고에 콩나물은 늘 대기 중이다.



 콩나물 러버들과 살아가면서 나도 어느새 콩나물의 매력적인 맛에 눈을 떠버렸다.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은 콩나물국을 먹어야 할 정도로 그 맛에 푹 빠져 있는 중. 콩나물을 그렇게 싫어하던 어린아이는 자라 콩나물의 진짜 매력을 아는 어른이자 또 한 명의 콩나물러버가 되었다.





콩나물, 혜자로운 너의 매력에
이제는 무한 다이브 중

앞으로도 콩나물 러버
우리 가족의 입맛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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