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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Apr 30. 2024

#2. 꽃맞이 굿

황해도 무형문화재 1호 만구대탁굿

이곳 글들은 문화적 열등감에서 빚어진 내 발걸음에 대한 엉거주춤한 내 감성을 기록한 것들입니다.

마치 황새 쫓아가는 뱁새 다리가 찢어지듯... 그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불나방처럼 달려든 나의 얕디 얕은 

감성의 기록이고 또 그 아마추어적 감동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기억은 짧고 감동은 오래이고 싶은... 주로 공연과 전시가 될 것입니다


2024년 4월 14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봄이 무르익은 4월의 중순 무렵... 국립국악원에도 봄이 깊었다.

서초동 예술의 전당 마당에 꽃이 만개했고 초여름처럼 더웠던 휴일, 오랜만에 굿 공연이다.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1호 만구대탁굿'

'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

이 공연의 주축이었고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된 대공연이었다. 


#1. 들어가기

굿 공연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십수 년 전 예술의전당 뒤편 마당에서 김금화 만신의 공연을 본 게 마지막이었으니... 이번 공연은 황해도 굿으로 이 "꽃맞이 굿"은 봄을 알리는 춘분 무렵, 무당이 자신을 모시는 신들과 

재가 집에 술과 음식을 준비해 대접하는 축신제인데 굿을 주관하는 큰 만신인 경관만신이 진행을 하는데 실제는 며칠에서 길게는 일주일씩이나 잔치를 벌이는 굿이라는데 이날은 굿의 진수 눈대목만 담았는데도 4시간에 걸친 공연이었다.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1호 '만구대탁굿 전승교육사' 민혜경 만신이 경관만신으로 굿판을 벌였는데 관객과 

하나 되어 관객을 울고 웃기는 한마당 축제로 이 굿은 무당 자신을 위한 신성한 의식이기에 그간 대중에게는 공개하는 일이 드문 판이었는데 봄을 맞이하여 만물의 생동과 안녕을 기원하고자 대중에게 공개를 했고 전석 매진을 기록하여 무당을 기쁘게도 했다. 무대에서 공연형식으로 하는 굿은 대개는 짧게 했는데 이번 공연은 실내에서 하는 공연임에도 4시간이나 판을 벌였고 같이 나온 황해도 지역 국가무형문화재인 강령탈춤공연

까지 함께 하여 더욱 신이 난 한판무대였다.


#2. 꽃 맞이 굿 (한국민속 대백과사전으로 연동)


1부

1. 상신맞이............................................................................... 주무: 민혜경, 조무: 이승연, 박은경

산천거리 또는 산 거리(산맞이)라고도 하며 신령을 맞아들여 대접하고 부디 잘 보살펴 달고 기원하는 굿

2. 사자춤.................................................................................................... 변건록, 박준규, 송민중

잡귀를 쫓는 의식무로서 백수의 왕인 사자의 본성을 표현하고 힘차고 웅장한 춤을 춘다

3. 초감흥거리............................................................................. 주무: 김계순, 조무: 박은경, 김재성

굿청의 만부정을 가시고 대동제에 모실 모든 신령님들을 모셔 굿판에 좌정시키며 놀려드리고 제단에 

좌정시키는 굿

4. 말뚝이 춤............................................................................................................ 김성지, 최효열

도약하는 남성의 기상과 젊음을 상징하는 춤

5. 칠성제석거리........................................................................... 주무: 민혜경, 조무: 박은경, 김재성

칠성님, 제석님을 맞아들여 자손들의 명과 복, 재수소망을 바라라는 굿

6. 상좌 춤.................................................................................................................이연수, 홍도경

벽사(요사스러운 귀신을 쫓아냄)의 의식무

2부

7. 타살감흥거리........................................................................... 주무: 이승연, 조무: 이은정, 권보민

군웅굿과 흡사하며 이 거리에 육식을 드시는 신령님이 감흥하시며, 도당의 안정을 발원하는 굿

8. 대감거리(벼슬대감과 강령탈춤).......................................................................................... 민혜경

진사대감, 벼슬대감, 홍패대감등 아흔아홉 대감으로 불려지는 재물을 관장하고 재수를 불러주고 

대감신에게 풍요와 부귀를 기원하는 굿

9. 미얄할미. 영감춤....................................................................................... 옥용준, 변건록, 홍정아

할미는 영감을 애타게 찾아다니다가 상봉하나 용산삼개집의 할미에 대한 불손한 언사가 원인이 되어 

가정불화가 생겨 할미는 쫓겨난다.

10. 장군거리(작두거리)............................. 주무: 민혜경, 조무: 이승연, 박은경, 김재성, 이은정, 권보민

집안의 액사납고 수사나운 액(손재, 관재, 인사사고, 산천바람 등)을 모두 미리 막아달라고 명작두, 복작두

를 타면서 액운을 물리치는 굿

11. 무감서기(뒤풀이)................................................................................................. 관객 모두 함께

꽃맞이 굿을 마치고 참가자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신명 나게 노는 한 마당

                                                                                                                     러닝타임 4시간

                                        - 이상 공연 프로그램북에서

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4시 15분이다. 예술의 전당 옥외 시계탑

#3. 그리고

긴 시간 공연이었음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2~3일에서 길게는 1주일씩이나 걸리는 굿 중 눈요기거리만 골라서 하느라 출연진이 수시로 바뀌고 중간중간 해설자가 나와서 해설도 해서 지루할 틈이 없는 것이다.

공연내용 팸플렛에 나와 있는 공연 프로그램은 한글로 설명이 되었어도 잘 모르겠다. 

굿 용어들이 흔히 쓰이는 말이 아니라서 인지... 일단 인터넷을 뒤져 봤다.

한마디로 이 '꽃맞이 굿'은 황해도 지역 만신들이 봄을 맞이하여 단골들과 주변 무당들을 모두 불러 술과 음식을 대접하며 베풀며 한판 축제 같은 굿인데 삼한시대의 제천 의식과도 유사하다고 한다.

이 굿의 목적은 당연 무당의 영력을 강화하고 무업이 번창하길 바라는 굿이기도 한데 경제적으로 좀 풍족한 무당이라면 봄에 하는 '꽃맞이 굿' 뿐만 아니라 가을에 하는 '단풍맞이 굿'도 한다는데 보통은 봄이나 가을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한다고... 이 '꽃맞이 굿'은 주로 음력 3월에 하는데 서로 참석할 무당을 청하여 굿을 하고 그리고 자기 단골들을 모두 불러서 재수굿도 해주고 수명장수를 빌어주면서 음식을 푸짐하게 대접해 

주며  쉽게 생각해서 1년에 한 번, 아는 사람을 전부 불러 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그래서 규모가 크고 며칠씩 걸리는 굿이다. 특징적인 것은 굿거리를 하나 할 때마다 각 굿에 해당하는 신을 

상징하는 무복이나 무구를 꺼내고 입기 때문에 옷을 수십 벌을 갈아입는다. 굿을 하는 중에 말이다. 

옆에 보조 무당이 계속 옷과 무구들을 챙겨주며 무당은 춤을 추는 와중에 옷을 벗고 입고, 또 입고... 수십 

벌이 등장을 한다. 그중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작두 타기... 그 작두날이 정말 그렇게 날카로운지 모르지만 

예전 공연에서는 한지를 칼날에 대니 쫘악~~ 두 동강이 나기도 했는데... 이번엔 그런 건 안 했지만 만신이 

칼날을 자기 혀에 대고 핥고 하는데... 등골이 오싹하기도 했다. 작두를 높은 곳에 설치하고 만신이 올라가 

버선을 벗고 맨발로 날을 타고 춤을 추는 대목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무당은 마치 스탠딩 코미디언처럼 관객을 웃기고 좌중을 쥐었다 폈다 하며 굿을 이끌어 간다. 연주자들도 가지고 놀며...

즉석에서 관객을 불러내고 웃기기도 하며 그런데 순식간에 사람들이 지갑을 열고 돈을 들고 앞으로 나가는데 나는 그저 이게 뭐지? 하며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수십만 원(혹은 백단위 일수도)이 모이자 

연주자들에게도 수고했다고 나눠주고 객석 안내를 맡은 직원들을 불러내서 돈을 주는데 직원들이 우린 공무원이라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하자... 이번엔 객석에서 "받아라~" "받아라~"를 연호하자 수줍어하며 서로 눈치 보며 돈을 받고 또 그 부서 사람들과 하라고 회식비까지 챙겨주었다. 

예정된 4시간이 이렇게 지나고 무대를 비워줘야 하니 끝내겠다고 무당이 말을 하고 공연을 마쳤다.

무당굿을 봤다기보다는 종합예술, 예능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무굿에 문외한인 나는 연희예술로만 바라보고 왔지만 일부 관객은 정말 굿판에서 빌듯 연신 손을 비벼대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렇게 봄을 맞아 "꽃맞이 굿"을 봤다.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옆 국립국악원 우면당이었다.


봄맞이 굿을 했으니 올해~ 신수가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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