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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일상

19. 용문산 산나물 축제

by James 아저씨


내가 시골로 내려와 산지 5년이 되었다. 사실 몸만 옮겨왔지 마음이 시골사람으로 바뀌었다거나 라이프스타일이 시골사람처럼 변화되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내가 농사를 지으러 내려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귀촌하여 농촌 살이를 체험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도시에서의 은퇴 후 새 직장 때문에 내려온 것 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곳에 내려올 땐 나름 마음엔 텃밭도 일구고 마당에 꽃이며 나무들을 심고 가꾸리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게으름으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튼 그렇게 5년이 되었고 나는 작년 이곳 군청에서 하는 시민정원사 교육을 받게 되어 체계적인 나무 및 꽃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수료 후 이 교육이수자들이 만든 자원봉사단체인 '양평 가드너스'에 가입을 했다. 처음으로 지역사회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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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활동으로 올해 15회째인 용문산 산나물축제(2025년 4월 25~27일)에 정원사들이 만든 정원을 보여주게 된 것이었다. 나는 물론 근무 중이라 평일에 나가 정원을 만들고 가꾸고 하는 일은 참여하지 못했고 축제 기간 중 조성된 정원에서 안내를 하고 관리하는 걸 하게 되었다.

이 축제는 양평군이 개최하는 축제로 요즘 지역마다 온갖 축제들이 범람하듯 수많은 지역축제 중 그래도 자릴 잡아온 전통 있고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축제라고 한다. 아무래도 서울근교에 있으니 주말에 서울에서 내려오는 관광객들도 많고 해서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하도 많은 지역축제가 있어 그게 옳으니 그르니 하는 건 둘째치고 내가 처음으로 지역축제의 게스트(관람자)가 아닌 비록 자원봉사지만 호스트로 참여 하여 그 분위기를 느껴봤다.


첫째-공원 내 정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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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이 정원이지 규모가 좀 큰 화단 가꾸기 정도 되는 면적이다. 여기에 목본류와 초본류들을 이번 4월 초부터 작업하여 개화시기를 맞춰 축제기간 중 만개할 수종과 꽃으로 가꿔온 것이다. 이름도 어려운 나무와 꽃들을 관람객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처음엔 그 꽃이름이 익숙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래도 관람객들이 오셔서 이쁘다고 관심을 보이고 질문을 할 때는 뿌듯해지고 그랬다. 사실 나는 평일에 나와 여기 꽃을 심고 나무와 화분들을 배치하고 시설물들을 설치하는 데는 한 번도 참여하지 못했다. 다 완성되고서 주말인 토. 일에만 나온 것이었다. 이 축제 자체를 처음 참가하는데 관람객이 아닌 호스트로 참가를 한 것이었다.

요즘 지자체별로 별의별 축제를 만들고 돈벌이용으로 바가지 씌우는 축제들이 너무 많아 지탄을 받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들이 하도 많이 나오기도 하거니와 나는 이런 지역축제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내가 사는 이 양평만 하더라도 면단위의 축제가 여럿이 있어 봄철에는 매주 축제가 열리는 것 같았다. 다만

이 산나물축제 만은 면단위의 축제가 아니라 군에서 주최하여 규모도 제법 크고 서울에서 오시는 관광객들이 참여하여 연인원 수만 명이 참가하는 축제가 되었고 올해로 15년이 된, 이제는 자리를 잡은 축제가 되었다.


둘째- 미니 체험 활동

우리는 정원 조성뿐 아니라 체험프로그램도 3일간 운영을 했는데 이것 또한 호응이 좋아 준비한 재료가 금방 소진이 되었다.


1: 손수건 꽃물 들이기...

면손수건에 자기가 고른 꽃잎, 이파리등을 배치하고 투명 비닐이나 필름을 대고 돌로 문질러 꽃물이 손수건에 배이게 하는 단순한 작업인데... 그 결과물이 단순한 작업에 비해 너무 이쁘니 사람들의 호응이 좋았고 오전, 오후 준비된 재료가 금방 소진이 되었다. 참여자들이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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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은 화분 만들기...

그리고 작은 화분 만들기도 60주를 준비했는데 이것 또한 시작하고 40분 만에 동이 났다. 우리가 준비한 건 메리골드(금잔화) 60주, 화분 60개, 꽃화분 담는 백, 그리고 상토였다. 각자 원하는 색의 메리골드를 받아 준비된 화분에 상토를 채워 넣고 메리골드를 심어 준비된 백에 담아 가는 거였다. 준비물량이 부족하여 가족단위로 와도 1개만 지급하기로 했으나 애들이 여럿 오신 가족은 애들 때문에 두 개를 주기도 했고 약삭빠른(?) 가족은 둘로 갈라져 두 개를 만들기도 했다. 뭐... 축제이니 이런 걸로 따지고 들고 하는 게 어려워 그냥 눈감아주고 넘어갔다. 그러다 보니 너무 금방 끝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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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화분 만들기

축제인 만큼보다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고 여러 가지를 경험했으면 좋으련만 한정된 예산으로 더 많이 준비하지 못해 늦게 오신 분들은 그냥 돌아가게 되어 안타까웠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뿐 아니라 군청에서 준비한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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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 축제의 본래 취지가 양평의 곳곳에서 자생적으로 나는 나물들, 또는 재배한 나물들을 파는 장터가 가장 큰 장터였는데 이름도 모르는 산나물이 너무나 많아서 놀랐다. 내가 알고 있는 먹어본 나물은 극히 일부라는 거... 듣도 보도 못한 나물들 뿐 아니라 나물을 이용한 각종 음식들도 전시가 되거나 판매가 되었는데 산나물 김치, 산나물 빵등도 있어 너무 이색적이었다. 산나물 종류의 나물 반찬뿐 아니라 산나물 김밥, 산나물 떡, 산나물 액, 효소등도 있고 산나물 즙을 이용한 음료 등도 있고 듣도 보도 못한 나물로 만든 제품들이 나왔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나물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전 세계에서 이렇게 풀(나물들)을 많이 먹는 건 아마도 우리 민족뿐 아닐까 한다.

또한 무슨 축제든 먹거리 장터는 늘 열리는데 타 지역의 바가지 논란이 있어선지 이곳에서 파는 음식들은 그렇게 비싼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다 먹어봤다거나 다 가격을 아는 건 아니었다.

또한 요즘 아이를 키우는 집 보다 반려견, 반려묘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들이 많아선지 이번 축제기간 동안엔 반려동물 동반프로그램 및 댕댕이와 함께하는 맞춤 체험부스와 댕댕 플리마켓등도 열려 변해가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떤 축제든 연예인등, 가수를 초청하여 공연하는 것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인데

매일 출연가수가 바뀌어 나왔고 마지막날엔 초청가수로 코요테가 나왔다.

나는 공연장에서 들리는 소리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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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연예인들을 초청하여 공연도 실시했다.

그러나 어떤 축제든 단점도 있기 마련인데... 다른 축제에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나는 이번 축제에 주최자의 일원으로 참가를 하면서 느낀 단점은 무엇보다 주차문제이다. 주최 측에서 마련한 임시주차장까지 하면 평소의 대여섯 배는 될 듯한데 그럼에도 주차를 하려면 1시간에서 2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셔틀버스가 수시로 돌며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지만 이것도 역부족이었는데 문제는 일반 관광객 중 일부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주차에 더 애를 먹기도 했다. 행사장 가까이 있는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라 주차불가라는 안내판을 세우고 자원봉사 해병대 제대군인들(할아버지들)이 아무리 말려도 부득부득 이 주차장에 주차를 하겠다고 우기며 차로를 막아 뒤차들까지 밀려 엄청난 체증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행사장까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셔틀버스를 위한 전용차로로 가는 얌체족은 물론 도로가에 불법주차를 한 사람, 남의 상가 앞에 세워 놓아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고... 아무튼 부족한 주차 문제가 가장 큰 단점이었다. 또 너무 속 좁은 생각인지 모르겠는데 산나물 축제에 아메리칸 즉석주스? 코너인지... 미국산 오렌지로 즉석에서 짜주는 주스 코너가 있어 좀 생뚱맞은 느낌도 있었다. 기타 다양한 코너가 있었지만 돌아다니며 보지 못한 곳이 훨씬 더 많아서 다른 건 잘 모르겠다. 군청에서 안내하는 축제 사이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소개를 보고 알았다.


#산나물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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