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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Aug 04. 2023

[자두, 살구 이야기]

3화: 좌충우돌 개춘기 아이들의 성장


같이 자는 자두와 살구., 하지만 이게 끝이었다. 둘은 절대 같이 자지도 않고 붙어 있지도 않았다.

아직은 밖으로 내보낼 만큼 크지 않았고(겨울이었고) 배변 훈련이나 기타 기본적인 훈련이 되지 않아 펜스에서 재우고 또 놀 땐 거실에서 놀게 하고 우왕좌왕하며 애들을 키웠다. 저때만 해도 어려서 같이 자곤 했는데 성견이 되고 나니 둘이 절대로 같이 붙어 있지 않았다. 아무리 추워도 따로 잤고 둘은 늘 거리를 유지했다. 그게 살구가 떠날 때까지... 

2012년 겨울, 훈련사를 초빙해 집에서 기본 훈련을 시켰고 실외생활 준비도 했다. 봄이 되면 내 보내리라... 그리고 병원에서 정기적인 진료와 예방주사도 맞히며 무럭무럭 자라나는 애들을 보았다.

수의사 말로는 자두도 건강해졌고 밥도 잘 먹고 하니 문제없이 잘 클 거라고 했다.  그리고 강아지의 귀여움은 딱 요때까지... 요 시기 1살 이전까지가 이쁜 때고(그럼에도 말썽부리기 시작하고) 그 후 성견 모습이 되면 꼬물이, 뽀시래기 모습이 없어진다는 거... 미운짓하는 시기가 온다는 것... 

실내에서 마지막 시절  2012년 겨울

그럼에도 아이들은 잘 적응했고 잘 자라는 것 같았다. 그러나 반려견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이 그냥 들여온 애들이다 보니 내가 하는 거라고는 밥 주고 산책시키고 병원 가서 주사 맞히고,,,, 뭐 하는 게 없었다. 사실 동물들은 밥만 주면 잘 자라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던 때다. 그땐,,,,

여하튼, 애들은 잘 자랐고 가끔 자두가 살구를 공격해서 살구가 물리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까...

사실 이게 큰 문제인데 나는 별생각 없이 서열정리가 아직도 덜 돼서 그런 건가 보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가구들을 갉아대기 시작했고 보이는 건뭐든 씹어대고 물어뜯었다. 두 녀석이 다.밉상짓의 시작... 

자두가 계단 한편에 묶여 있다. 이 애들의 벌은 당시 묶어 놓는 것... 사고 치다 걸리면 

두 녀석이 천방지축 나대며 사고를 치기 시작해서 녀석들을 따로 묶어 놓기도 했다. 자두는 빨간 줄, 살구는 분홍줄,,,  그래도 이뻤다. 사고는 쳐도 이 애들이 어찌 이쁘지 아니하랴...( 모든 반려주의 마음이 이래서 문제일 게다. 내 아이는 다 이쁘다는 생각)그도 그럴 것이 첨엔 안락사 직전의 아이들을 구해왔다는 뿌듯함(?)이 더 컸다가... 점점 정이 들고 이뻐지기 시작하니... 눈에 콩깍지가 씐다고 무조건 이쁘고.. 그러다 보니 세상에 이 아이들을 안락사시키다니...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고.... 또 그만큼 유기견 수가 늘어간다는 것이니 현실이 더 막막하고...  그렇게 해가 바뀌고 봄이 왔다. 이제 드디어 애들을 밖에서 키울 시기가 온 것이다.

마당을 주름잡는(?) 살구

봄이 되었고 애들을 내놓고 놀게 했다. 밤에 들여놓고 재우고 아침에 내놓고 그런 날들이었다. 당시마당엔 풀이 그득했고 애들이 아직은 작아서 그런대로 뛰놀아도 그다지 뭐 괜찮은 시기...  

하지만 밖에서 놀아도 사고는 여전히 쳤다. 방범창 알루미늄 새시를 물어뜯어 이빨자국을 수없이 만들어 놓아 그거 새것으로 교체하고.... 이 마당도 결국 애들 때문에 조경사를 불러 다시 대대적인 조경을 다시 해야했다. 그리고 애들이 완전 성견이 되어   아이들 집은 옥외 차고 쪽으로 옮기고  애들이 사는 우리를 따로 만들어야 했다. 뭐든 할 때마다 돈이 드는 일들이었다. 그래도 뭐 일단은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에 고마움... 이 더 컸고 무식한 나는 아직도 밥 잘 먹고 잘 크면 되는 줄 알았다.




말랐던 시절 아이들, 2살 무렵이다

그리고 두 살이 되었고 애들은 뒤편 옥외 주차장을 펜스로 막고 우리를 만들어 두 아이 집을 만들어 주었다.  궁여지책이었지만 이게 또 문제가 되는 게 주차장은 도로 쪽에 면해있어 동네 차들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지나가고 다른 개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라 애들이 짖어 대기 시작했다. 이게 문제였다. 특히 살구는 온갖 것에 반응하며 짖어 대며 동네를 지킬 요량인 듯했다. 수의사 말로는 진돗개 특성상 야경꾼 노릇도 하여 많이 짖어 대서 민원이 들어올 것이라고... 본능에 충실한(?) 살구는 그랬다.

어릴 적 사람을 경계하던 자두는 외려 낯선 사람에게도 그다지 경계하고 짖어 대지 않는데 살구는 맹렬히 짖어 댔다. 그러자 역시 동네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떡하랴... 일단 죄송하다고 머리 조아리고 조심하겠다고 하는 수밖에 없고... 

그런데 문제는 애들이 자꾸 말라갔다. 정작 주인인 나는 모르고 있는데 동네 사람이 왜 개들이 이렇게 말라가냐고 해서 보니 정말 마른 것 같았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했더니  기생충 때문 일 것이라 기생충 약을 주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때 애들이 심장 사상충에 걸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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