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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Apr 12. 2024

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4.4.11/목)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오늘은 몸살이 심한 날이었다. 아이의 머리 길서 어제부터 수업이 끝나는 데로 미용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어깨선인 머리를 묶을 수 있는 가장 긴 단발로 다듬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결과는 묶을 수 없는 1988선이 머리 해주셨다.


" 원장님,  번이나 소통 불가이면 이젠 이별을 생각해 볼 문제닌가요."


내가 먼저 머리를 자르고 있는데 아이가 다 죽어가며 들어왔다.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대답도 없고 시무룩다.


나도 오늘 컨디션 난조 어머니 총회까지 있는 날이어서 힘든 날이었다.


아이와 나는 집에 들어와 얘기를 시작했다.


"어디 아프니?"


"아니.."


"물 줄까?"


"응"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폭발한 거지.."


 "뭐가?"


"우리 반이 제일 문제이라고 했잖아"

"애들이 아무리 조용히 하래도 말을 안 들어"


"그건.."


"알아, 엄마말. 선생님 말도 안 듣는 애들이 내 말 듣겠느냐. 집에서 부모님 말도 안들을 나이인데 왜 네 말을 듣겠느냐. 꼭 내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 근데 수업시간에는 조용해야지. 선생님은 자꾸 회장한테 정숙시키라하고, 애들은 떠들고 나보고 어쩌라고?"


"아니.. 히히 엄마 말 좀 들어봐"


"웃어? 지금 이 상황이 웃겨? 엄만?"


"너 지금 뭐라고 했니? '웃어'라고 했어? 엄마한테? 따지는 거야?"


"아, 몰라. 지금 얘기할 기분 아니야. 혼자 있고 싶어"


"그래. 너 지금 대화할 상태 아니. 나중에 얘기하자. 니 방가 봐"


한참을 지난 후 아이가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엄마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응, 말해"


"아까 제가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부모님께 예의를 어긋났습니다. 죄송합니다"


"응. 그래. 알면 됐어"

"엄만 금쪽이 엄마가 아니라서 네가 선을 더 넘어갔으면 두고 보지 않았을 거야"


"저도 썬척했지만 그 순간 토끼지 않으면 죽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얼른 방으로 토꼈습니다 "


"잠깐만 앉아봐"

"사람들은 다 말을 안 들어. 자기 자신 말도, 부모 말도 , 부장님 말도, 선생님 말도.."

"그게 인간의 본성이자 모순이야. 그러니 맡은 바 행위만 해. 선생님도 못하는 걸 해내려 애를 쓰 곪아 터지지 말고."

"선생님이 조용히 하라고 시킬 때 눈에는 보이게 마음은 AI처럼 그러나 진정성 있게 '조용히 하자 친구들아'이 정도만 해"

"그 후는 니 책임이 아니야"

"어떤 심리학 교수가 중2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

"무슨 말인지 알지?"


"응"


"얼마 전 가 스님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을 때 엄마는 반은 기쁘고 반은 슬펐어"

"기쁨의 반은 가 내려놓 삶을 배울 해탈감뻤고, 슬픔의 반은 그 길을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내외면의 산을 넘어야 할지 걱정되기 때문이었어"


"너도 내면을 파고드는 성향이라 잘 들어야 해"


"흘러야 해. 아가야."

"그게 무엇이든"
"풍선에 바람을 불면  부피가 커지고 팽창하지?"

"가두면 관성이 생겨 흐르수 없고, 부딪히 힘만 생겨"
"너 자신의 생각에서부터 고이지 말야 해"

"스스로의 생각에서 고이고 멈추면 타인 관성대로 예측하려들고 잣대를 들려고 할 거야"

"그러면 그때부터 너의 삶이 지옥이야, 왜인 줄 알아?"

"물도 물길을 열어줘야 흐르듯이, 사람도 생각의 틀에 맞버리면 튕겨져 나가고 부딪히고 부서져"

"사람들이 흐를 수 있도록 물길을 터져야 해. 막거나 이끌기만 하는 건 진정한 리더가 아니야"

"관망할 줄 알아야 해. 광망의 뜻 알아?"


"응.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다"


"고개를 디밀고 기다리면 굳게 되어 있어. 기다려줘야 해. 사람마다 따라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달라. 그걸 인내하고 지켜보는 눈이 생기는 일 또한 리더의 목이야"


"신념을 가지지 말라는 말이 아니야. 나의 가치 있는 생각의 기준선에서 출발하되 길을 꼭 정해두지 말라는 이야."


"100년 전의 길이 지금 길이란 법이 없듯이 길은 필요하면 내는 거고, 쓸모 없어지면 다시 들이 되는 법이니깐."


"그러니 도, 그 어떤 친구들한테도 가두고 밀지 말고, 물길을 터줘"


"함께하다 보면 너도 같이 흐르고 맑아져"


"알겠지?"

"길만 터주고 알려주는 거야."

"따라오고 못 오고는 그 아이들의 몫이야."

"그게 삶이고 인간관계이고."


"알겠어. 엄마.. 나도 다리 떠는 거 하나 못 고치는데 애들한테 말들라고 한 게 모순 같기도 하고"


"엄마는 모순덩어리 백치미야 크크"


"이 시끼 또.."


아, 밉고 이쁜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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