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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Nov 11. 2024

공황발작, 과호흡증후군의 순서와 증상

오늘을 씁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버티는 것과. 경험을 나누는 거라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질병과 싸우시는 분들에게 저의 하루하루의 기록이 한 호흡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1차 발작>

낮 12시 천천히 의식할 수 없게 숨이 거칠어다. 숨 쉬기가 힘들어졌다고 느꼈을 땐 이미 공황발작이 시작된 시기다. 이땐 들숨 날숨을 천천히 쉬며 산소포화도에 이상이 없다는 자의식 계속 인식시켜주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집안일을 딱 한 개씩만 하고 쉬기로 마음먹었다. 여러 가지를 다 해야지 하면 컨디션과 공황이 반응할 거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1. 건조된 빨래를 걷고, 세탁기 빨래만 널기로 했다.

2. 빨래를 개기만 하자고 맘먹었다.

3. 개기 전에 빨래를 한 번 더 돌려놓고 오기로 했다.

4. 빨래를 개다 보니, 거실 청소기만 돌려놔도 될 거 같았다.

5. 거실 정리를 하고 로봇청소기만 작동시켰다.

이제 빨래만 갤까 하다가 잠시 힘든 거 같아 누웠다.

6. 나도 모르게 빨래를 개고 있었다.


그리곤 나가서 택배를 들여놓고 우유를 한잔 마셨다. 1시 반쯤 되어서야 알았다. 내가 공황발작을 자연스레 보냈구나!


심하면 하루에 몇 번씩도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예상해 두어야겠다.


<2차 발작>

1. 낮 2시 20분 자연스레 피곤이 몰려왔다. 무기력함에 명상음악을 틀고 명상을 하고 있었다.

2. 2시 35분이 되자 숨이 가빠지고 심장통증이 느껴다.

3. 호흡이 거칠고 코에 숨이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 들다. 

4. 싱잉볼을 듣다 잠깐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3시 30분이 되어 있었다. 아직도 숨이 찼다. 필요시 약을 하나 먹는데도 과호흡이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나도 계속되었다.

5. 과호흡장애를 찾아보니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 간다고 한다. 그러니 오늘 나는 공황만 온 것이 아니라, 과호흡장애도 번갈아 왔던 것이다.

6. 저녁 6시 30분 운동 갈 시간인데도 아직도 숨이 거칠다. 더 심각해질까 봐 오늘 운동은 쉬기로 했다. 체육관으로 아들과 오늘 체험하는 아들친구만 보내고 나는 설거지를 했다.

7. 그렇게 치우다 앉으니 어느 밤 10시였다. 내 숨이 거친 게 없어졌다. 그렇다고 명치가 턱 막히는 거북함이 사라진 건 아니다.


오늘은 온종일 과호흡으로 애를 먹은 날이다. 이렇게 증상을 자세히 기록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그중에 나처럼 처음이라 찾아보시는 분들에게 안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밤은 깊고 바람은 쌀쌀하지만 당신 마음만은 조금 평온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을 힘겹게 버틴 어떤 이의 이슬 같은 시간을 간절히 전하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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