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턱 막힐 때가 있다. 나는 이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다. 유튜브도 보고, 티브이도 보고, 명상도 했다. 다 소용없음을 알고 책을 읽어봤다. 이것도 소용없었다. 신기하게도 눈동자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조용히 눈을 감고 누웠다. 머릿속에 연상되는 그림이 마치 심장이 펄떡펄떡 뛰는 것 같은 모습으로 보였다. 내 심장은 매우 힘들고 지쳐 있었다.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듯 힘겨운 모습이라 애처롭고 쓰렸다. 난 마음으로 소통을 시도했다.
"아니야. 괜찮아. 심장아 놀랐구나"
"넌 안전해. 애쓰지 않아도 돼. 지금도 넌 잘하고 있어"
"난 호흡이 부족하지 않아.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마"
심장이 알아듣는 듯 조금씩 긴장을 푸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 있다고 회피 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부딪히는 게 나에겐 맞는 거 같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어떤 인식의 오류가 있는지 체크하는 방법이 더 맞는 거 같다.
물론 사람의 성향과 기질마다 맞는 방법은 다를 수 있다. 나에겐 잠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하는 방법이 더 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금도 살짝 과호흡이 있다. 그러나 상황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고 있다.
삶이 내 뜻 같지 않듯이 바람의 방향도 매번 바뀔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평상시에도 방어보다는 그저 부딪히는 편을 선택한다.
가끔은 춥게 바람을 맞고, 때로는 그저 흠뻑 비를 맞는다. 때로는 부러 우중산책을 나가 우산을 접기도 한다. 비를 맞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비를 흠뻑 맞으면 내 안에 모든 게 비에 씻겨져 내려간다. 속을 비우고 샤워를 하고 나면 그 어느 때보다 개운하고 상쾌하다. 지금 나는 비를 맞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금방 들어가 상쾌함을 느낄 때가 다가오는 거 같다.
바람이 내가 서는 방향으로 불지 않으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서면 된다. 그게 내가 터득한 바람과 친구가 되는 방법이다. 바람은 소리 없이 다가와 얘길 한다. 지금 비가 어느 쪽에서 오고 있는지, 자기가 지나온 곳이 어디인지, 내가 서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