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전에 더 바쁜 애들이 있다
새의 종류별로 제각각 노래하는 시간이 있다.
종달새는 아직 어둑한 시간에, 일출이 한시간 반이나 남을 때부터 노래한다.
다음은 작은 딱새가 노래하고 일출 한시간 전에는 지빠귀가, 30분 뒤에는 솔새가 공연하다.
지평선 너머로 해가 보이는 순간부터는 모든 새가 새벽 합창 공연에 합류한다.
새가 노래하는 것은 개가 동네의 도로 표지판 기둥에 오줌을 쌀 때 뒷다리를 드는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 즉, 둘 다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는 행동이다. 새의 노랫소리는 사실상 한순간에 끝나는 행위인 까닭에 계속 반복되어야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들의 노랫소리가 경쟁자인 다른 수컷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이런 내용이다.
"꿈도 꾸지 마! 여긴 내 땅이라고!"
반대로 암컷들을 향해서는 자신이 힘세고 사내다운 배우자감이라고 홍보한다.
새들 대부분이 일제히 노래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