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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Nov 04. 2022

핼러윈? 그거 미국 문화잖아



덴마크도 핼러윈이 있다

근 2년~3년 사이에 들어 바 bar에서나 상업적/marketing 쪽으로 사용되는 날이며, 핼러윈 자체로는 따로 즐기는 게 없다고들 주변 친구들이 말한다.

올해 동료와 가게 인테리어를 맡게 되어 행사나 이벤트마다 데코레이션을 하는데, 할로윈이 다가와서 너무 재밌게 가게 안을 꾸몄다.

혼자 신나고 가게 안에 꾸며놓은 게 만족스러워서 동료들에게 우리 핼러윈 때 뭐 할까?! 라며 의견들을 물어봤는데

너무나 냉담하게 “핼러윈은 미국 문화잖아, 여긴 덴마크야” 라며 아무도 관심이 없더라.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sns에 핼로윈 홍보따위는 찾아 볼 수도 없고 보통 주말과 다를 바 없는 매출과 손님들로 조용히 보낸 주말이었다.


한국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 소식을 듣고

믿기지가 않았다

한창 놀러다니기 좋아할 20대 때 매주 가던 곳으로

누구보다 그곳에 애정과 추억이 있는 곳이었는데,

이젠 생각만 해도 끔찍한 사고가 일어난 곳이 되었다.


나와 친구들은 우리가 20대였다면 그 무리 중 우리가 있었을 것이다라고들 했다. 맞다. 20대의 우리는 이태원에서 매년 핼러윈을 즐겼었다.

그리고 그때에도 항상 사람들이 붐볐었고 발이 밟히고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앞으로 떠밀려 걸어갔었다.

그래서 지금 덴마크에 있는 나에게도 그게 얼마나 위험한 순간들이었는지 깨달아지고 남일 같지 않은 매우 충격적인 뉴스 였다.


다음날 출근을 했는데, 몇몇 친구들이 이미 한국의 압사 사고 소식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많이 놀랍기도 하고 그런 참사가 일어난 곳이 우리나라라는 게 창피하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했다.

한국도 핼러윈이라는 게 있어? 미국 문화인데? 한국 사람들은 핼로윈을 왜 즐겨?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난거야? 등등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게 의미도 깨름찍한 미국 문화인데,

그렇다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을 주고 받는 것도 아닌데,

분장하고 술먹고 노는 게 우리는 할로윈이라고 하는 건가,

왜 그런 끔찍한일이 일어난거지?


충격적인 압사 사고 그리고 주변 동료들의 이성적이고 날카로운 질문들에 생각이 많아진 10월의 끝자락이었다.


확실한건 앞으로 내 인생에 할로윈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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