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폭군의 셰프>, 이딸라로 뻐쓰타라

- 왜곡된 역사물일까, 순수 판타지 웹툰일까?

by 감나무감

웹툰에서 인기 연재가 되면 여세를 몰아 드라마로 종종 만들어지곤 한다. 폭군의 셰프. 넷플릭스 1위에 떠 있길래 들어가보았다. 원작이 연산군의 셰프라던가?

https://youtu.be/5FqDS6vX5TI?feature=shared

미슐랑 3스타 셰프(여주)가 우연히 발견한 몽운록이라는 책의 신비로운 힘에 의해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되어 당시 폭정으로 세를 떨친 연희군(남주)의 숙수(요리사)가 된다는 설정.


예전에 60프로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인 <대장금>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찾아보니 무려 54부작!! 지금은 대부분 시리즈가 12회로 끝이 나버린다. 일주일에 2회 방영된다고 하면 사람들이 드라마의 결말까지 참고 기다려 주는 시간이 딱 한 달 보름 정도. 54부 드라마라는 건 당시 <대장금>은 일주일에 두 번, 근 6개월 이상 사람들을 정해진 시간에 티비 앞에 앉혀 놓았다는 뜻이다.


이영애의 옥빛 저고리와 빨간 댕기가 기억에 선명하다. 매회 마지막을 장식했던 이영애의 놀란 얼굴 클로즈업 샷도. 요리를 하다가 의녀가 되어서 마지막엔 동굴에서 아이를 제왕절개는 조선 최초 외과적 수술을 했던가? 세세한 스토리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밤 시간 궁중 수라간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요리의 향연에 흠뻑 빠져서 보았던 기억이 있다.


폭군의 셰프는 코믹하다. 성격 까칠한 임금, 극도의 섬세한 미각을 지닌 미식가 폭군을 요리로 길들이는 미래에서 온 셰프. 2025년 우리가 쓰는 외래어나 신조어들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당시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능청스러움에 빠져든다.

오늘 밤도 잘 쌈 싸시오(썸 타시오)

이딸라로 뻐스타라? (이탈리아 파스타) 라니!


혹자는 연산군을 코믹 로코의 주연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역사왜곡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연산군이 앞섶을 심심하면 풀어 헤치고 초콜릿 복근 자랑하 절세미남이며, 미래에서 온 요리사와 사랑에 빠졌던 임금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스토리 전개상, 연산군의 폭정이 폐위 후 사사당한 어머니로 인한 상실감 때문이라는 F적인 연민과 공감을 살짝 불러일으키는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복수심에 수많은 신하와 그의 가족들을 살상하고, 시쳇말로 싸이코패스라 불릴 말한 잔학무도한 행위를 한 연산군. 그를 이렇게 멋지게 그려도 되는 것인가? 인듯 한데.

비현실적 판타지 웹툰의 내용을 역사 왜곡의 논란으로 비화시킬 만큼, 극중 연희군으로 나오는 신인 배우 이채민은 매력적이다. 연기를 보다보면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의 까칠한 20대의 현빈이 보이기도.


참혹한 역사적 사실과 낭만적 판타지 웹툰을 섞어놓은 얼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영화 <어쩔수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