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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Jul 07. 2022

나에게 맞는 옷은 따로 있더라

어쩌면 그 길이 나에게 맞지 않는 길일 수도 있다.

돌아보니 그랬다. 어떤 일은 내가 아무리 기를 쓰고, 애써도 결국 일이 잘 안 풀렸다. 분명히 기회는 계속 오는데 왜 안 되는 걸까? 의기소침해졌다.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직무 전환을 시도할 당시에 그랬다. 2019년 12월 말에 나는 테크니컬 서포트 직무에서 세일즈로 이직을 시도하고 있었다. 애플이라는 번듯한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2년 정도 customer-facing 경력도 있겠다 안될 게 없어 보였다. 스펙적으로는 전혀 나쁠 게 없어 보였다. 싱가포르에 있는 웬만한 유명한 테크 회사 sales 및 engineer 포지션은 다 지원했다. 서류 통과는 어렵지 않았다. 매주 면접이 잡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다 떨어졌다. 그것도 실무진 면접에서. 당시엔 매주 면접을 보는 게 정말 힘들었다. 한 시간씩 영어로 면접을 보면 진이 빠졌다. 게다가 다 떨어지고 나니 더더욱 지쳤다.


테크니컬 라이터 면접을   달랐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직무를 지원했을 때보다 수월하게 붙었다. 물론 내가 가진 이전 IT 회사 경력과 코딩 부트캠프 경험이 있었던 덕분일 수도 있다. 무려 1  동안 시도했던 직무 전환 시도는 드디어 나에게 맞는 옷을 찾고서야 마무리될  있었다.


어쩌면 사람과의 인연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내가 아무리 이 사람을 원하고, 잘 맞다고 해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거나 일이 잘 안 풀린 적이 있었다. 되돌아보면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아니 거기까지가 인연이었던 것 같다.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 애쓰지 말자. 때로는 다른 길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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