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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연 Jun 30. 2021

슬기로운 조선소 생활

철의 여인들

'철의 여인'의 대명사는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된 마가렛 대처이다.

'철의 여인'이라는 영화를 봤다.

연거푸 3선에 성공한 그녀는 막대한 권력과 세계적 정치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떨쳤다.

극심한 실업률과 무주택자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커다란 반발을 불러일으켰을 때 그녀가 한 연설이 있다. 신자유주의 노선을 주장한 마가렛의 입장은 분명했다.

"사회라는 것은 없습니다. 남자와 여자, 개인이 있을 뿐입니다. 개인은 반드시 스스로를 도와야 하며, 누가 당연히 뭘 해주리라고 기대하면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마가렛 대처의 정책들이 옳은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녀가 여성으로서 최초의 총리가 된 점과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고 행동하는 강인한 모습들을 인상 깊게 보았다.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철의 여인이다.  쇠를 다루는 곳에서 쇳소리를 들으며 일하는 우리는 모두 철의 여인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도우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철의 여인이 있다. S다.

그녀는 힘이 장사였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이 셌다.  남자랑 거의 같은 난이도의 일을 했다. 혼자 힘으로 딸을 대학까지 보내고 결혼도 시켰으며 집도 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건강을 잃었다. 허리가 너무나 좋지 않게 된 것이다. 관리자는 말없이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더 많이 일을 시키는 것 같다. 반면 적당히 농땡이 부리면서 자기 할 말 다 하는 사원에게는 관대한 것 같다. 왜 그럴까?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야드에는 이런 말이 있다. 말없이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따라오는 것은 적절한 보상이 아니라 더 많은 일감과 골병뿐이라는 것이다.

C라는 철의 여인이 있다.

매우 긍정적인 성격의 그녀는 자신을 사랑했다. 내가 보기에는 잘 모르겠는데 자기가 명품이라고 말한다.

어느 날 나에게 물었다.

"물건 중에 명품 있나?"

"응. 있어."

"난 없어. 내가 명품인데 그런 물건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지."

그 말을 듣고 난 큰 소리로 웃었다.

"왜 웃는데? 내가 명품이 아니라는 말이가?"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대학생 딸과 아들의 학자금을 받고 있는 그녀가 멋지기는 하다. 햇볕이 따뜻하다고 감사해하고, 밥이 맛있다고 감사해하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하며, 동료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품고 있는 그녀가 아름답기는 하다.

K라는 철의 여인이 있다.

그녀는 젊은 나이에 조선소에 입사했다. 그 당시 두 아이는 어렸고 그녀는 단 한 번도 직장에서 일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다닌 직장은 내가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둔 도장업체였다. 여사원이 일하기에 가장 힘든 곳이 도장업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버티지 못하고 그만둔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회사에 다니면서 두 아이를 대학까지 마치게 했고 나보다 넓은 평수의 집을 샀다.  그녀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강한 철의 여인이다.

그녀는 책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틈만 나면 책을 읽는다. 나보다 더 많이 읽는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입이 무겁고 말은 지혜가 담겨있다. 그녀는 나의 상담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조선소에는 많은 철의 여인들이 있다.


'철의 여인'  영화에 명대사가 나온다.

생각을 조심하라.  생각은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말은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행동은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습관은 인격이 된다.

인격을 조심하라.  인격은 운명이 된다.

결국, 우리의 운명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

나는 언제나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세상 누구도 나를 굴복시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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