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르노가 들려주는 노르망디 왕국 이야기 35화
[대문 사진] 노르망디 지방의 사쓰토(Sassetot) 마을
바이킹들은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노르망디 안에서만 거주지역을 형성하며 한 곳에 모여 살았습니다. 이 거주지역이 바로 바닷가 해안, 즉 그들이 상륙한 지역이고 강 연안 지역이며, 바이킹들이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정착한 하천 주변지역입니다. 반면 광대한 남쪽 지역에서만큼은 식민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곳 역시 바이킹들에게 이미 정치적으로 점령당한 지역이었기는 하나, 바이킹들은 이곳에서만큼은 정착촌을 건설하지 않았던 것이죠.
노르망디 지도는 바이킹 자신들이 붙인 지명들이거나 후손들이 붙인 지명들이거나 간에 그들의 정착지가 지리상으로 널리 분포해 있음을 보여줍니다.
코 지역과 루앙을 중심으로 한 지역과 코탕탱 북쪽(망슈 해협의 섬들을 포함하여) 지역은 인구밀도가 상당히 높고, 캉이나 바이외, 오쥬 지역, 브래 지역 그리고 코탕탱 나머지 지역은 이보다 덜 합니다. 벡쌍이나 우쉬 지역, 이에무아나 모흐탱 지역처럼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겨우 명맥을 유지할 정도입니다.
개간과 관련한 모든 지명들은 스칸디나비아 인들의 정착지들의 경계를 이룬 산천(자연)을 자연스레 떠올려줍니다. 다시 말해 그들 가운데 수적으로 엄청난 무리들은 강이나 하천 또는 계곡 연안이나 길들을 따라 긴 띠를 형성하면서 집단거주지를 건설하였던 것이죠. 가끔 인명을 취한 형태의 지명도 등장하는데, 그들은 대부분 어휘 맨 앞에다 이를 정확히 표현하였습니다.
바이킹들은 지극히 일부였기는 하지만, 브레슬 강과 세느 강 사이 연안 지역의 지명들을 위하여 이 지역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상기시키는 명칭들을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에브 곶(le cap de la Hève)에서의 에브(Hève란 말은 스칸디나비아 어 höfuð에 해당하는 말로써 머리를 뜻하는 단어인데, ‘기에프 드 코(Quief de Caux)를 대체한 어휘입니다.), 레 달르(Les Dalles란 단어는 스칸디나비아 어 darl에 해당하는 말로써 계곡을 뜻합니다), 형용사 djúpr(심연의 또는 ‘수심이 깊은’이란 뜻)에서 파생한 디에프(Dieppe)가 그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디에프란 지명은 10세기 때까지는 디에프 강(江)이라 불렀지만, 오늘날에는 베뛴느 강이라 부르는 강을 염두에 두고 갖다 붙인 이름입니다. 에트르타(Étretat) 단애나 앙티훼흐(Antifer)나 앨리(Ailly) 곶 역시 프랑크 왕국 시기에 불린 그들의 이름들을 갖다 붙였습니다.
게다가 코탕탱 연안 지역들(주로 라 아그(La Hague)와 르 발 드 새흐(Le Val de Saire))와 그 주변에 자리한 섬들에 붙여진 지명들을 보면 항해와 관련한 온갖 형태의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지명은 고대에 처음 이름을 붙인 의미를 떠올려주는 지명들일뿐만 아니라, 이들이 육지에서 가까운 해역에서 원래 그들이 해왔던 해상 활동을 지속적이고도 이로 정연하게 수행하였음을 증거 해주는 간단한 지명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포진해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작은 만에 해당하는 지명을 인용해 보면, 브레비(Brévy ; 발 드 새흐 지역에 위치한 만으로서 넓다는 뜻의 스칸디나비아 어 breiðr와 내포(內浦, 만을 뜻하는 vik를 합성한 지명), 레크(Lecq ; 옛 철자 상으로는 ‘La Wic’, ‘Laic’였으며, 스칸디나비아 어로 hlaða이고 배를 부리다란 뜻) 만이 이에 해당합니다.
암벽들을 예시하면, 그레니께(Gréniquet ; 아그 지역에 있는 암벽으로 ‘푸른’을 뜻하는 grœnn이란 접두사와 암초를 뜻하는 접미사 sker를 합성한 단어) 암벽과 오흐따슈(Ortach ; 뷔흐뚜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넓은 공간을 향해’란 뜻을 지닌 ór와 솟은 바위란 뜻의 stakkr의 합성어) 암벽이 있습니다.
작은 섬에 해당하는 타티우(Tatihou ; 발 드 새흐에 있음. Daði라는 인명과 작은 섬을 뜻하는 hólmr의 합성어), 또한 지형의 형세를 나타내는 르 네(le Nez ; 갑, 곶을 뜻하는 nes에서 온 말), 르 하즈(le Raz ; ‘흐르는’이란 뜻을 지닌 rás에서 온 말), 레타크(l’Étacq ; 바위를 뜻하는 stakkr에서 온 말), 르 우메(le Houmet ; 작은 섬을 가리키는 hólmr에서 온 말), 라 그륀느(la Grunne ; 여울을 뜻하는 grunnr에서 온 말), 라 후스텔(la Roustelle ; ‘물살이 센’ 형세를 뜻하는 röst에서 온 말), 레 부으(les Boues ; ‘물에 드러날 듯 말 듯한 바위로 인하여 생기는 소용돌이’란 뜻의 boði에서 온 말), 레 미엘르(les Mielles ; 모래 둔덕을 뜻하는 melr에서 온 말), 르 보(le Vau ; 작은 만을 가리키는 vágr에서 온 말)가 이에 해당합니다.
[1] 삭시(Saxi)란 말에 어원을 둔 ‘토(tot)’란 단어와 유사한 말이 덴마크에도 실재합니다. 예를 들어 두 계곡들(‘dalles’) 사이에 위치한 사크스토프트(Sakstoft)와 사브스토프트(Savsetoft)란 말은 커다란 계곡들과 작은 계곡들이란 말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