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날 더러 조금만 천천히 걸으라 했지요.
난 그대의 등 뒤에서 작은 발자국이고 싶었습니다.
그대는 야윈 손을 내밀며 나를 이끌어 주었지요.
사실은 내가 먼저 그대에게 손을 내밀고 싶었습니다.
찬란한 오후의 정원에 집을 짓습니다.
마음으로 짓는 집은 햇살입니다.
그대가 햇볕을 쬐는 동안 쪼그리고 앉아 바라봅니다.
돌아선 등 뒤를 따사롭게 어루만지는 길 어귀
가야 할 길도
가지 말아야 할 길도
한순간
무지개에 뒤섞여 희망이 되는 순간
그대와 내가 서로의 그림자가 되는 긴 위로를
생각합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당신의 큰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