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어두워도 세상사 돌아가는 일 다 읽어내셨듯이
말이 어눌해도 세상사 이치 다 알고 계셨듯이
어머니 당신의 세계는 넓고 따뜻하기만 합니다.
냄새는 맡으시나요?
촉감은 느껴지시나요?
저를 알아보실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요?
세상 깊은 밤에
촛불이라도 켜드리렵니다.
걷지도 못하시는 당신께
지팡이가 되고 싶습니다.
이른 새벽 촛불마저 꺼지면
알아보지 못한 죄 탓하시며
서글피 눈물 쏟아내실 원망에
죄책감을 더해 펑펑 울어나 보렵니다.
당신의 가녀린 손을 꼭 쥔 채로
이별을 이야기하던 골목길에서
뒤돌아 눈물을 훔치는 나약한 마음을
한없이 보듬어주던 따뜻한 눈길을 잊을 길 없어
흘리는 눈물이 가루 가루 먼지꽃 되어 내려앉지만
이 싸늘함의 정체 모를 설움의 눈꽃이 자라
당신의 눈망울로 다시 피어나고 싶습니다.
저를 알아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