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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켈리 Oct 29. 2024

6살 조카가 외친 정답

이모가 웃어서 미안해

우리 언니는 가끔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무슨 노래인지 아냐고 물어볼 때가 있다.

(멜로디만 알고 제목과 가사를 모르는 상황)


그럴 때면 나와 동생은 온갖 검색력을 동원해

그 노래의 제목을 찾아주곤 했다.


지난 주말, 언니 집에 놀러갔는데

우리 언니가 또 어떤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 

 라리라리라라라 라리라리라아라아아아)

6살 조카와 놀고 있는 나에게

무슨 노래인지 아냐고 물어봤다.


멜로디를 들은 나는

"팝송 같은데?" 라고 말했고,

내 옆에서 나와 놀고 있었던 6살 조카 채니는

갑자기 "정답! 친구랑 손잡고!" 라고 외쳤다.


절대 노래 제목이 친구랑 손잡고 일 수 없는

멜로디였기에, 나는 드러누워서 대폭소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ㅋㅋㅎㅋㅎㅋㅎㅋㅎㅎ

거의 유퀴즈의 이용민급이다.


그런데 갑자기 싸한 기분이 들어서 채니를 보니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곧 울 것만 같다.

결국 채니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우리 언니는 뒷수습을 위해 채니에게

"그래, 멜로디가 친구랑 손잡고 같다" 라고 한다.

나는 그 모습도 좀 웃겨서 웃음이 계속 나왔지만

채니에게 이모가 미안해!!! 라고 사과를 했다.


채니를 웃기기 위한 온갖 노력 끝에

채니의 기분이 풀리고 나서

나는 동생에게 전화해

"이 노래 알아? 쓰라리 싸리 싸라리라리로~"

하는데 전화가 뚝 끊겼다.


동생이 차에 친구가 타고 있는 상황에서

스피커폰으로 받았는데 내가 노래를 불러서

당황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동생에게 온 카톡

이 노래의 제목은 Loving you girl 이었다.

친구랑 손잡고는 아니었네 ㅋㅋㅋ


우리 채니를 위해 친구랑 손잡고라는 노래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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