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가 웃어서 미안해
우리 언니는 가끔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무슨 노래인지 아냐고 물어볼 때가 있다.
(멜로디만 알고 제목과 가사를 모르는 상황)
그럴 때면 나와 동생은 온갖 검색력을 동원해
그 노래의 제목을 찾아주곤 했다.
지난 주말, 언니 집에 놀러갔는데
우리 언니가 또 어떤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
라리라리라라라 라리라리라아라아아아)
6살 조카와 놀고 있는 나에게
무슨 노래인지 아냐고 물어봤다.
멜로디를 들은 나는
"팝송 같은데?" 라고 말했고,
내 옆에서 나와 놀고 있었던 6살 조카 채니는
갑자기 "정답! 친구랑 손잡고!" 라고 외쳤다.
절대 노래 제목이 친구랑 손잡고 일 수 없는
멜로디였기에, 나는 드러누워서 대폭소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ㅋㅋㅎㅋㅎㅋㅎㅋㅎㅎ
거의 유퀴즈의 이용민급이다.
그런데 갑자기 싸한 기분이 들어서 채니를 보니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곧 울 것만 같다.
결국 채니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우리 언니는 뒷수습을 위해 채니에게
"그래, 멜로디가 친구랑 손잡고 같다" 라고 한다.
나는 그 모습도 좀 웃겨서 웃음이 계속 나왔지만
채니에게 이모가 미안해!!! 라고 사과를 했다.
채니를 웃기기 위한 온갖 노력 끝에
채니의 기분이 풀리고 나서
나는 동생에게 전화해
"이 노래 알아? 쓰라리 싸리 싸라리라리로~"
하는데 전화가 뚝 끊겼다.
동생이 차에 친구가 타고 있는 상황에서
스피커폰으로 받았는데 내가 노래를 불러서
당황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동생에게 온 카톡
이 노래의 제목은 Loving you girl 이었다.
친구랑 손잡고는 아니었네 ㅋㅋㅋ
우리 채니를 위해 친구랑 손잡고라는 노래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