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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휴 Aug 15. 2022

이준석 2.

진짜 다시는 정치이야기를 쓰지 않으리라 마음먹었었는데.... 항상 약속은 깨지라고 있나보다. 지난 대선이 윤석열vs이재명의 구도로 흘러가는 것이 너무 싫었던 나는 대선을 기권하겠다는 쪽에 매우 가깝다가 제3지대에서 안철수가 등장하면서 내가 뽑을만한 사람이 등장한 것이 좋았다. 최소한 내 표를 부끄럽지않은, 정상적인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게 좋았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안철수의 사퇴로 나는 또 다시 갈 길을 잃고 말았다. 내 선거만큼이나(?) 사력을 쏟았던 터라 내가 받은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고 그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누가되도 딱히 관심없고 흥미도 없다는 마음으로 대선은 끝났고 윤석열과 이재명은 밤새도록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결국 아주 근소한 표 차로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에게 큰 기대가 없었기 때문일까...? 난 윤석열의 지지율이 50%가 되든, 아니면 20%가 되든 큰 상관이 없었다. 그저 이 악몽같은 5년이후 제발 정상적인 후보들이 나와서 정치다운 정치를 해주기를 기대했는데 내 희망과는 상관없이 정치판은 더욱 개판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우리나라 정치의 품격을 한단계 아니 여러단계 밑으로 끌어내린 이재명이 죗값을 받고 감옥에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부인답지 못한 영부인인 김건희 역시 마찬가지다. 김혜경을 감옥에 보낼 수 없는 이유가 김혜경을 감옥에 보내면 김건희도 보내야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던데.... 말이 되는가? 죄를 지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이라도 감옥에 가야한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렇게 해 왔었고. 그리고 능력이 안되는 윤석열은 스스로 하야하던가 아니면 내각제로 바꾸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는 역시 자격이 안되는 이준석도 마찬가지다. 


기록적인 폭우가 왔고 특히 이 비가 강남에 몰리면서 상습침수지역인 강남역과 대치역은 난리가 났다. 많은 정치인들이 쇼든 아니든 직접 피해현장을 돌아보면서 민생을 챙기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때, 나라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이준석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윤석열이 술자리에서 자신을 이새끼/저새끼라 불렀다'며 국민들에게 일러 바쳤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우리 아들의 담임선생님이 기억났다.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반 전체 아이들이 하나같이 싫어하던 선생님이었다. 선생님께서 공개수업을 하던 날. 아니나 다를까 불안한 눈빛과 기계같은 목소리, 전혀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던 모습에 나 역시 불안해졌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아이에게 선생님을 변호하던 모습을 그만 두었고 그저 1년이 무탈하게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그러나 아이가 울면서 들어온 날, 나는 자초지종을 알기위해 선생님께 전화를 드릴 수 밖에 없었고 문제해결을 하셔야 할 선생님께서 나한테 "얘가 이랬어요."라며 흡사 아이처럼 고자질을 하시는 모습에 잠시 당황했었다. 선생님의 말에서 어떤 문제해결 방법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저 자신이 담임 선생님이니 당연히 반 아이들은 자신을 존경하고 자신의 말을 잘 들어야한다는 이야기에 나는 왜 아이들이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누군가에게서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직위와 관련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존경하게 되는 이유는 그 사람에게서 뭔가 배울 점이 있을 때 저절로 나오는, 말하자면 우러나서 나오는 행동이다. '내가 담임선생님이니까, 내가 부모니까, 내가 대표니까 당연히 너희들은 나를 존경하고 존중해야지.... 안한다면 너희는 쓰레기다.' 라는 식의 1차원적인 태도는 초등학생들에게도 반감을 산다. 아이들은 이유는 정확히 몰랐지만 뭔가 선생님의 말에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느꼈고 그것이 곧 불손한 태도 및 반항적인 태도로 드러났던 것이다.

이준석의 인터뷰를 보면 그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내가 곧 당대표인데 당원들이 자신에게 불손하다는 것이고 본인은 그것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보기엔 기가 막혀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어도 이준석에게는 그것이 절대 웃기거나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어떻게 당대표인 자신에게 이새끼, 저새끼 할 수 있나며 진심으로 분개해서 (당내에서는 이슈가 안 되자) 국민들에게 직접 고해바치고 윤석열을 자신대신 혼내달라며 진.심.으.로. 외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당황했다. 정치인으로 한정하자면 좀 젊을 지 몰라도 곧 40이 다 되어가는, 나이가 들을만큼 들고 정치경력이 10년이나 되는 당대표에게서 나올만한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말실수로 따지자면 이준석의 거친 말들은 아마 지구한바퀴를 돌고도 남을텐데 자신에 대해 일말의 반성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저렇게 뻔뻔스럽게 TV에 나와 기자회견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준석이 성상납/7억각서 등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않아서 외려 당황한 1인)


향후 이준석은 어떻게 될까?

이준석의 행보는 박근혜를 연상시킨다. 박근혜가 탄핵될 때가 생각난다. 원래 문재인도 처음부터 박근혜를 감옥에 집어넣으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박근헤가 자진 하야하길 원했고 자신이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는 정도를 원했을 텐데 생각보다 박근혜는 완강하게 버텼고 자신은 잘못한 게 없으니 직접 와서 나를 끌어내치라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싸움은 시작되었고 물러날 수 없었기에 문재인은 박근혜를 끝까지 몰아붙여 결국 그녀를 탄핵시키고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문재인이 입은 내상은 컸다. 능력이 안되는데 자리를 탐했기에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었고 결론적으로 전국민을 갈라치기 하다가 결국 모두에게 상처만 주고 고향으로 내려와 있다. 악수(惡手)를 거듭 두고있는 이준석은 아마 정치권에서 점점 멀어져 갈 것이다. 마치 패악을 부리다가 결국 사약을 받았던 장희빈처럼. 한때는 좋은 머리로 천하를 호령했지만 결국 인성이 받쳐주지 못해서 한 때의 영광에 머물던 그녀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준석을 물리치기에는 권성동등 국힘지도부는 너무나 어리석다. 머리가 나쁜데 자리만 탐하는 것이 누군가와 똑같다. 그러니 아무리 이준석이 패악질을 부려도 모두가 그 사람 하나를 어쩌지 못하고 다들 절절매기만 한다. 이럴때일수록 영웅이 필요한 법인데 말이다. 이준석의 기자회견이후 대통령실은 입장표명을 하지않았고, 관련자들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특히 이준석의 정적으로 그에게 X신새끼라는 말을 들은 안철수조차 입장표명 대신 판교에서 수해복구에 열심인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왜 그럴까? 아이돌판에서는 유명한 용어가 있다. 말도 안되는 악성댓글에 <어먹금>(억지를 부리는 이에게 먹이/빌미를 주지 맙시다라는 뜻)이라는 말처럼 그냥 이준석에게 반박할 꺼리 자체를 주지않고 무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준석의 모든 관심은 오직 선거에 가 있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관심은 총선, 그리고 당선에만 가 있지만 의외로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의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이준석의 행보는 철저하게 자신의 이해득실에만 연관이 있다. (이 점은 이재명이랑 놀라우리만치 비슷하다) 그래서 이준석은 늘 이슈가 될 만한 정치인에게 말싸움을 걸고 이슈화시켜 자신이 뭔가 많은 일을 하는 것처럼 대중을 현혹시킨다. (이준석이 이슈몰이 능력만큼은 김건희와 쌍벽을 이룸) 이준석이 많은 사람들의 부추김에도 신당창당에 나서지 않는것은 그럴만한 능력도, 자금도 없기 때문인데 현재는 민주당으로 가는 길도 막혀버렸다. (민주당에서 이준석을 품기에는 이준석이 워낙 시한폭탄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민주당에 가는순간 이준석의 존재 자체가 민주당에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준석도 알 것이다. 자신이 앞으로 (잘 되어야) 김종인과 같은 존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지금 어차피 터질 폭탄 다 죽이고 가겠다 라는 식으로 자해중인지도.  


한편 민주당은 결국 이재명이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이 정치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같은 맥락에서 윤석열도 사라질텐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격이 안되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 당대표가 되어 설치니 일반 회사원으로도 안 뽑힐 사람들이 국가를 경영하겠다며 난리다. (이재명,이준석,윤석열 중에서는 그나마 윤석열이 조직생활을 해봤다는 점에서 아주 조금 낫다) 국가와 국민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나라를 이리저리 좌지우지 하는 상황이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머리가 아파온다. 언제쯤에야 우리나라 정치가 제대로 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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