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휴 Nov 27. 2020

그레이아나토미 시즌1.

episode 4.

4편을 관통하는 큰 줄기 2가지는 놀림과 선을 넘는 것이다.


이지는 조지를 놀린다. 속옷만 입고 다니면서 조지 앞에 불쑥불쑥 나타나 조지가 당황하는걸 보면서 재미있어하고, 알렉스는 의대생 시절 이지가 속옷광고를 찍은걸 대량 복사해 병원 여기저기에 붙여놓고 이지를 놀린다.이지는 자기가 조지를 놀릴 때는 조지더러 즐기라고 하다가, 자기가 알렉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었을 때는 화를 낸다. 역시 사람은 본인에게 관대하고 자기가 당해봐야 일의 심각성을 안다. 장난과 괴롭힘의 경계는 아주 미묘한데 그 선을 잘 지키는 것이 어쩌면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의 모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명확하게 알 수도 없고, 누군가 알려줄 수도 없는 것이기에 더 어렵다.


4편에서도 2,3편과 마찬가지로 3명의 환자가 나온다. 앞으로도 계속 3명의 환자가 나오게 될지, 아니면 바뀌게 될지를 살펴보는 것도 그레이아나토미를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첫 번째는 시애틀그레이스병원에서 18년을 간호사로 재직해오다 췌장암에 걸려 병원에 죽으러 들어온 리즈 펠론이다. 리즈는 크리스티나가 담당하게 되는데 크리스티나는 리즈가 위플수술(췌장암수술)을 할 줄 알고 그녀를 성심성의껏 보살핀다. 치프와 닥터 버크도 위플수술 들어오고 싶지 않으냐며 크리스티나를 푸시하는데 사실 리즈는 위플수술이 이미 불가능한 몸이었다. 치프와 닥터 버크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크리스티나를 놀린 것. (큰 의미에서 주제와 같이 가는 스토리) 메러디스는 자신과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 앨리스가 리즈는 기억하는데 놀라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다.

두 번째 환자는 네일건을 맞고 병원에 실려온 조지 크루즈. 와이프인 소나를 너무 사랑하는 그는 네일건을 들고 있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바람에 머리에 못이 10여 개 박히고 만다. 네일 제거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결국 머리에 종양이 있는 걸로 발견되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수술을 하면 기억상실 위험이 있고, 수술을 안 하면 3~5년 정도 살 수 있는 상황에서 조지와 소나는 결국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그 와중에 치매 엄마로 고통받고 있는 메러디스는 기억상실이 얼마나 끔찍하며, 괴로운 일인지를 이야기한다. 조지와 소나는 메러디스의 말에도 개의치 않는데, 메러디스는 선을 넘었다며 데릭한테 혼이 난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해서도, 공감능력이 부족해도 안되고 딱 중립적인 선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 참 힘들 것 같다.

세 번째 환자는 이지의 담당 환자로 전립선암에 걸려 수술을 앞두고 있다. 그는 잡지에서 (속옷광고 모델인)이지를 보았는데 이지가 자신의 담당의로 나타나자 매우 싫어한다. 그 사정을 닥터 베일리에게 이야기하지만 나치는 이지를 봐주지 않고 본인의 환자니 어떻게든 해결하라는 말만 남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신입들에게 가혹한 건 똑같은 것 같다. 결국 이지는 밖에서 수술 상황을 지켜보다가 환자의 전립선 신경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수술 의사에게 전하고, 조지에게도 사과한다.


인턴들 중 여자 3명은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하면 추후 꼭 사과하는 장면이 나온다. 조지는 별로 잘못한 일이 없어서 사과를 하는 장면은 없었다. (대신 뭔가 변명을 한다) 그런데 알렉스는 사과도, 변명도 하지 않는다. 알렉스가 "남자"같은 캐릭터여서 그런지는 알 수 없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여자들에게 사과는 쉽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 반면 남자들은 나라에 관계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면이 비슷한 듯해서 흥미롭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캐릭터로 유지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2.3.4편에서 인턴 탈의실에 매일 들르다시피 하며 메러디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 온 데릭은 결국 4편의 마지막에서 메러디스와 데이트를 하는 데 성공한다. 1,2,3편에서도 메러디스는 데릭한테 선을 넘을 수 없다며 줄곧 선을 긋는데 4편에서 드디어 선을 넘은 것이다. (환자에게도, 데릭에게도)  



이전 05화 그레이아나토미 시즌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