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씨의 졸여진 경계선
비건 부대볶음과 시금치 부추무침
부대찌개는 군부대찌개라는 뜻으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음식 중 하나다.
한국전쟁 직후 미군 부대에서 유출되어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소시지, 햄, 베이크드 빈스에 한국의 고추장, 김치가 만나 만들어진 퓨전 음식으로,
지금은 대중적인 음식이지만 실은 전쟁의 잔혹함과 미국과의 관계성을 한 번에 보여주는 음식이다.
게다가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게 햄이었다니.. 통조림에 들어가기 위해 희생된 생명들의 비명까지 생각하면 더욱 웃으면서 즐길 수 없겠다.
하지만 한 그릇에 역사를 담아 전달할 수 있고, 한국 음식사에 꼭 등장하는 이 음식을 더 이상의 희생 없이 글로벌하게 전파할 수는 없을까?
비건 부대 볶음
재료: 얼린 두부, 버섯(표고, 새송이, 목이, 느타리, 양송이버섯), 묵은지, 중국 당면, 분모자, 베이크드 빈스, 양파, 다진 마늘, 대파, 깻잎, 양배추, 풀무원_Like런천미트 (비건 런천미트 혹은 비건 소시지 등으로 대체 가능), 베지가든 떡갈비, 베지가든 한입 완자, 베지가든 궁중 너비아니
소스: 비건 굴 소스, 설탕, 연두,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 식초(묵은 김치의 익은 정도가 애매하다면 식초를 조금 추가하는 것이 좋다), 베지가든 국물 맛내기(사골풍 분말) 혹은 채수
방법
1. 양파는 적당한 넓이로 썰고, 양배추는 깍둑썰기, 버섯류, 비건 런천미트, 베지가든 완자, 너비아니, 떡갈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둔다. 묵은지는 큼직하게 다져서 준비한다.
2. 얼린 두부는 해동한 뒤 물기를 한번 짜주고 슬라이스로 썰어둔다(얼린 두부의 물기를 짜고 국물요리에 들어가면 얼린 두부가 국물을 한가득 흡수해서 맛이 매우 좋아진다)
3. 기름 두른 팬에 다진 마늘, 다진 대파를 먼저 볶아 향을 내준 뒤, 준비 한 묵은지를 넣고 볶아준다. 이후에 손질해 둔 재료를 모두 넣고 달달 볶아준다
4. 양파와 양배추가 투명해지면 준비해 둔 소스를 넣어 볶다가 베지가든 국물 맛내기와 물을 섞어 부어준다 (이때 물을 많이 넣으면 부대찌개가 된다)
5. 불려둔 분모자도 넣고 같이 볶아준다 (적당한 수분이 있어야 타지 않고 잘 어우러진다)
6. 썰어둔 두부를 넣고 끓여 국물이 자박 해 질 때까지 졸인다
7. 마지막으로 물기를 덜어낸 베이크드 빈스를 올리고 대파와 깻잎을 토핑으로 올리고 마무리한다
볶음 또는 국물요리에 얼린 두부를 넣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두부가 해동되면 두부 속 기공이 넓어지고 조직이 더 단단해져서 국물요리 또는 볶음요리에 잘 어울린다 소스를 한가득 머금은 두부를 먹는 즐거움이 좋다.
베지가든 국물 맛내기를 넣으면 국물의 깊은 맛과 감칠맛이 올라가서 떡 국이나 만둣국, 부대찌개 등 탁한 국물이 필요할 때 매우 잘 어울린다.
시금치 부추무침
재료: 시금치, 부추, 양파, 대파, 마늘, 오이고추, 넣고 싶은 잎채소류
소스: 간장, 연두, 식초, 설탕, 고춧가루, 들기름
방법
1. 마늘, 대파는 다져서 준비하고 부추와 시금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양파는 얇게 슬라이스 해주고, 고추는 어슷썰기 한다.
2. 큰 볼에 손질한 재료와 소스를 넣고 버무려 준다
3. 먹기 직전에 버무려서 채소의 숨이 너무 죽지 않도록 한다(식초가 들어가면 채소의 숨이 금방 죽는다)
김 부추 두부 무침
재료: 두부, 마늘, 대파, 김, 부추
소스: 간장, 연두, 들기름
방법
1. 두부는 물기를 빼서 준비한다
2. 김은 잘게 부수고, 부추는 다져서 준비한다
3. 대파, 마늘을 다진다
4. 두부에 간장으로 밑간을 해주고 으깬다
5. 나머지 재료를 넣고 섞는다
6. 연두, 들기름, 간장으로 간을 보완한다
비건을 지향하며 못 먹을 거라고 확신 한 음식 중 하나가 이 부대찌개, 부대볶음이었다.
채식에 무지했던 내가 사골로 육수를 내고 각종 소시지와 햄을 넣어야 되는 음식을 어떻게 채소로 가능하다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채식 음식의 경계와 편견은 사라졌고,
가장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요리들을
하나씩 성공하면서 맛을 구현할 수 없어
채식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레시피가 모여서
더 많은 사람들이 고정관념을 깨고 채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