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잠은 안녕한가요?

심리상담사의 아침 편지

by 나무둘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간밤에 잘 주무셨나요?

안녕히 주무셨나요?


대뜸 무엇을 묻고 싶은고 하니

이야기인즉 이렇습니다.


한 내담자가 떠나려 합니다.

이제 심리상담을 그만 받아도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편안하게 웃는 모습이 정말 그래도 될 것 같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심리상담에 가져왔던 이슈가 해결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해결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인 줄 알았는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가 문제보다 부쩍 성장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아무것도 해결 안 됐는데

다 해결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바로 잠을 잘 잤기 때문입니다.


며칠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나다 보니

세상일이 대들어 볼 만하게 느껴진 것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문제에 짓눌리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제 문제 따위는 한 손으로 가지고 놀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잠'의 위력입니다.


잘잔 잠.

간밤에 잘 자고 상쾌하게 일어나는 것.

몸과 마음의 건강에 이보다 우선하는 게 없습니다.


현대인의 생활에서 가장 먼저 희생 당하는 잠.

가장 먼저 내팽겨쳐지고 소홀히 다뤄지는 잠.

너무 간과되고 있지만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 잠입니다.


내담자가 말했습니다.

"잘 자고 났더니 평소라면 기분이 안 좋아질 일인데도 괜찮더라고요. 그 문제도 이제 별로 신경도 안 쓰여요."


그는 그 전에 짊어지고 있던 온갖 심리학, 인문학, 철학적 고민이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별의별 책을 다 찾아보던 그가, 그의 열정적인 탐색이 멈추었습니다.

기분이 나아졌기 때문에!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심리학, 인문학, 일기를 짬뽕시킨 글을 쓰고 있나요?

인터넷의 바다에서 그런 글을 탐독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그렇다면 아마도 먼저 잠을 푹 주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심리학, 인문학, 철학으로 내면 세계에 이야기를 구축 중이라면

아마도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잠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잠은 안녕한가요?

간밤에 안녕히 주무셨나요?


오늘부터 거룩하게 잠자리에 들면 좋겠습니다.

성스러운 예식을 거행하듯 소중한 나의 잠과 사랑스럽게 만나고 싶습니다.


내일은 당신도 나도

더 상쾌하게 만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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