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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끄적 끄적

병원에 가면

그리움과 허전함 그 어딘가

by 김큐

병원에 가면

종종 아버지를 떠올린다.


특히

알코올과 약들이 만들어 내는 특유의 냄새.

그놈이 자꾸 기억회로를 건드린다.


색색 볼펜이 꽂혀있던

흰가운 왼쪽 주머니.


흰가운 입은 사람들은

다들 삼촌이고 이모였던 장소.


조금 커보니

병원은 아픔과 슬픔이 가득한 곳.

또 흰 가운이 모두 의사도 아닌 곳.

흰 가운만 입는 게 아니라

그래서 아들 둘 중 하나는

의사가 되기를 바라셨던 분.


돌아보니

아버지를 보낸 게

지금 내 나이쯤.


3개월마다 가는

정기검진 병원문자에

오늘 또 아버지를 떠올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빨리 가셨다.

다섯 살 막둥이와 참 잘 지내셨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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