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라진 Mar 02. 2021

여행 후유증이 뭔가요?

 여독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법

코로나로 해외여행은 포기한 지 오래다. 허나 국내여행을 많이 해볼 기회가 없었던 우리 부부에게 썩 나쁘지 만은 않다.


여행이 주는 진정한 묘미는 일상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는 달콤함이 아닌가 싶다.


매일 가중되는 업무, 사람들로 북적이는 출퇴근길, 지루하게 돌아가는 하루 등 일상이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들은 많다.


본격적으로 더 바빠질 남편의 회사일에 앞서 우린 5일 간 제주여행을 떠났다.


여행 첫날, 우린 웻수트를 빌려 겨울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했고, 바다를 보며 맛있는 점심도 먹었다. 


호기롭게 들어간 제주의 겨울바다

또 어떤 하루는 제주의 한 숲 속을 반나절 동안 함께 거닐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연을 열심히 관찰했다. 이 열매는 뭘까, 이 나무는 또 너무 귀엽다 등 할 얘깃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어떠한 도시 소음의 방해 없이 자연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듣다 보면 마음이 절로 평온해진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제주의 한 숲


5일간의 휴가는 여느 여행 때와 같이 빛의 속도로 지나갔다.


우리 부부는 여행을 떠나면 최소 2주는 떠났기에,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여행 후유증 없냐는 말을 듣는다. 


허나 후유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나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고대한다. '자, 나 이제 다시 준비됐어. 덤벼봐' 식이랄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언제나 현재의 그 시간을 온전하게 즐긴다는 것.


정말 차가웠던 바다수영, 비린내 가득 풍기는 바다내음, 유치한 남편의 농담과 웃음, 정말 날아가기 직전의 태풍급 바람 등 제주 여행 중 매번 현재의 순간에서 느꼈던 것들이 생생하다.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두렵고 무기력했던 경험이 있다면, 현재에 집중하며 온전히 그 시간을 즐겼는가 생각해보자. 돌아갔을 때 쌓여있을 업무, 어지러운 집 등 나를 괴롭히는 미래의 걱정들이 나를 괴롭혔을지도.


여행 후 돌아가야 할 일상이 두려운 이유는 사실 수많은 걱정거리인 외부 요소가 아닌 나의 마음, 내부에서 온다.


얼마 전 햅스터즈 추천으로 읽은 책 「치유」에 이런 말이 있다. 


힘은 항상 현재에 있다.
당신의 머릿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다.


여태까지 길러왔던 현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힘은 여느 때보다 나에게 큰 에너지를 준다. 특히 요즘의 코로나 시대에 현재가 나에게 주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 다시 일상으로 멋지게 다이빙한다.

작가의 이전글 결혼 33년 차 엄마가 말하는 부부 필독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