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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ara Feb 15. 2024

#10. 유토피아

성장일기 _ 캐나다라이프

성장일기 _ 일상

아이들 학교 보내고 오랜만에 community center 내에 있는 수영장에 갔다.


성인이 gym과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고 금액은 6불이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내 컨디션도 최악이 되었다. 몇 주 전부터 입안이 헐고 혓바늘이 돋더니 드디어 목과 턱밑에 임파선이 엄청 크게 부풀어 올랐다. 컨디션을 최악이었지만 운동을 해야 살 것 같아 억지로 몸을 이끌고 수영장에 찾는다.


나의 운동은 온탕과 수영장 내 트랙을 돌기

Hot tub 10분 - 트랙 20분의 루틴으로 총 4회 반복하면 돈다. 2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나는 수영장을 아침, 오후, 저녁 시간대로 나눠서 모두 가보았다. 시간대마다 수영장이 주는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아침시간 커뮤니티센터에 가면 주로 1년 미만의 영아 ( 유모차를 끌고 수영장 안으로 들어올 수 있고 씻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있다. )나  2~5살 사이의 아이들과 엄마 혹은 아빠들, 노인들, 경증장애인, 중증장애인, 지적장애인, 지체장애인 세상의 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다 모여 있다.


경증장애인의 경우 걸을 수 있고 의사소통이 될 경우

사회복지사 한 명당 5명의 장애인이 동반하여 커뮤니티센터에서 일반일들과 섞여 운동을 한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1인 1명의 사회복지사가 붙어서 특수 케어를 한다. 대부분 수영장 트랙을 걷거나 수영(라이프재킷 무료대여)을 하며 hot tub에서 몸을 녹인다.


오늘은 휠체어를 타고 hot tub로 들어오는 중년여성을 보았다.  본인이 타고 왔던 휠체어는 세워두고 수영장에 구비되어있는 휠체어로 갈아 탄 뒤 온탕으로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들어오는 것이다.  뒤에는 남편인 듯 보이는 분이 따라왔다. 여자분은 부인인 듯하고 남자분은 남편인 듯 보였다. 잘을 모르겠지만 중풍이나 뇌졸중 증상 후  재활치료 하는 중으로 보였다.


사실 휠체어를 타고 탕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에 놀랐다. 그러나 나외에 모든 사람들이  당연한 듯 그녀를 반기는 모습에 약간의 당황스러움, 신기함, 놀라움 그리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보였다.


유토피아 같았다.


잠시 후 백인 여자분이  대략 5살 남자아이 그리고 4살 여자아이를 데리고 hot tub에 들어왔고 내 옆에 앉게 되었다. 아이가 너무나 귀여워 나는 연신 아이가 너무 예쁘다고 말해주었다.

 

아이를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는 사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인지 한쪽 뇌가 함몰된 남자 청년과 복지사 한 분이 함께 Hot tub로 들어왔고  그걸 바라보던  5살짜리 남자아이는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상하다고 계속 말하였다.


"이상해 엄마. 이상해 엄마"


아이의 엄마는 당황한 듯 아이에게 바짝 다가가 손가락을 살며시 내리며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아이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Just different. Just different "


그리고 그녀는 사람에게 함부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안 된다고 설명하며


"Everyone is  beautiful"

"Everyone is wonderful"


그녀의 말을 듣는데 감동의 눈물이 흐를 뻔했다. 꾹 참았다. 그녀는 진짜 멋진 엄마였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장애인들을 정말 많이 보는 아침이지만  누구 하나 얼굴 찌푸리지 않고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사람이 각자 다름을 어릴 때부터 가르치는 부모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지난 몇 주간 나에게 일어난 해결되지 않은 많은 일들과 스트레스 그리고 과한 라이드에 내 몸이 못 버티고 결국 임파선이란 임파선은 다 불룩불룩 올라와서 여기저기 부어있고, 병원을 가려고 온라인 예약을 하려 해도 안되고 전화를 해도 몇 시간째 안 받으니 지인에게 3일 전에 받은 항생제를 먹었더니 조금 작아지기 시작했다.


이젠 아무 약이든 성분만 맞으면 다 먹는다.


가끔은 서럽고, 불안하고, 답답한 타향살이로 괴로울 때도 있지만 오늘처럼 진짜 사람들이 서로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서로에게 대접받고 대접해 주며 사는 모습을 직접 보니 마음이 따뜻해지고 유토피아에 와 있는 것 같은 힐링되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판타지 같은 느낌이랄까?


사람에게 지쳐 갈 때쯤 마치 하느님이 내 인생의 노고에 위로의 선물하신 듯 사람에게서 힐링받았다.


내가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이 이 아침이 수영장에 있었다.


다음이야기 수영장의 오후 광경 기대하시라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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