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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ara Feb 28. 2024

#13. 용기가 없어서

성장일기 _ 일상

나는 용기가 없었다.


어릴 적부터 선택이란 것을 하는 것보다 선택된 것을 따르는 게 편했다.


아니 편했다기보다 그래야 문제가 없었고 시끄럽지 않았기에 그 시끄러운 마음을 피했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늘 불만이 있었고 불만을 살짝 표현을 뿐인데 온 집안에 폭풍이 불어오니

그냥 입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습관이 되어 일적인 것 외에 개인감정에 있어서는 모든 선택을 미루거나 피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마음도 내 마음은 피했고, 가고 싶은 여행지도 내 선택은 피했으며 나의 한마디 말에 시끄러워지지 않는 상황만을 만족하고 살았다.


그것이 가족 내 평화를 지키기 위한 길이라고 엄마에게 들어왔고  나는 그렇게 길들여져 갔다.


" 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 평화로운 것, 문제가 없는 것"


나는 오늘 딸에게 물었다.


"뭐 먹을 래?"

"아무거나!"


갑자기 화가 났다.

"뭐가 아무거 나야. 네가 먹고 싶은 거 정확히 말해야지."

"아니 엄마 왜 급발진이야. 진짜 아무거나 먹어도 되니까 그렇게 말한 건데.."


그랬다 내 감정이 급발진하여 딸에게 괜한 화를 내버렸다.


나의 수동적이었던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딸이 닮을까 싶어 언제나 딸에게 말했다.


"싫으면 싫다고 꼭 말하고, 좋은 것도 좋다고 말하라고

지나치게 남 눈치 보면서 너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다 놓치고 후회하지 말라고"


"엄마!! 나는 엄마가 아니야!"


그래 그 아이는 내가 아닌데 혼자 착각해서 어릴 적 나를 자꾸 투영한다.


여전히 용기가 부족한 나는 내 감정을 힘들게 하는 주변인들을 뿌리치는 것을 아직도 힘들어하며 살아 간다.


그놈의 용기는 대체 몇 살이 되면 생기는 걸까?


사실 이렇게 나에 대한 감정을 글로 쓰는 것도 20년간 생각하다 행동으로 옮긴 아주 큰 용기이긴 하다.


오늘도 한 걸음 성장한다.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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