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율 Apr 16. 2023

불행은 역시 한꺼번에 오는 것이 제맛?

남의편의 입원

예전에는 회식일정이 잡혀있으면 그날 회식이라고 말은 해주던 인간이 말도 없이 요즘은 10시 11시 자정을 넘기는 시간에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 때가 있다.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고 회식인가보다..하고 혼자 생각하고 있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질땐 전화를 한통 한다.

그럼..집앞이라고..

실제로 집앞이었고,아니면 택시를 타고 오는 중이었다.


그날도 그랬다..자정이 조금 넘어서 들어왔고, 술냄새가 나길래

"회식?"

하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그러면서 웃으며 "나 한쪽 귀가 잘 안들리니까, 오른쪽에 와서 말해"

이러는 거다..

첨엔 장난치는건가?화가 불쑥 치밀어오르려하는데, 장난같지는 않아서 "진짜?" 그랬더니..웅웅 거리는 소리만 들리고 오른쪽만 들린다는것..

그래서 "회사에서 업무는 어떻게 보고?일은 어떻게 해?"

했더니..

오른쪽이 들리니 상관없다고..

하..


그래서 얼른 이비인후과부터 가보게 했다. 귀가 안들리니, 중대사안이란 생각이 든건지 어쩐일로 말을 잘 듣곤 회사근처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청력엔 이상이 없다고 호전없으면 뇌사진을 찍어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아니.실제로 옆에서 이야기해도 말소리가 한쪽은 들리고 한쪽은들리지가 않는데 청력이 정상이라니. 석연치가 않았다.

세상에 병원은 많고 돌팔이 의사는 더 많다.


그래서 내일 집근처 이비인후과에 다시 가보고 회사로출근하라고 했다.

역시나, 아침에 청력검사를 했는데 병원에서 바로 큰병원가보라고 의리서를 써줬다고 한다. 그래서 곧장 큰 병원으로..

두시간쯤 기다려서 다시 청력검사를 했더니..세상에 한쪽은 정상인데 한쪽은 10%의 청력만 남았다고 바로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한다.

돌발성난청이라고 하는데, 이건 초기 치료와 대응이 정말 중요하고, 청력의 손실이냐?돌아오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삶의 질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바쁘게 입원을  하고 오늘로 5일째이다..집엔 여자가 없으면 엉망 진창이지만, 아빠가 없다고 뭐..크게달라지는것이 없다.

아이들의 말에 따르면 엄마는 소리를 훨씬 덜지르고 평화로워보인다는것..


실제로도 그렇다.요 몇일 그냥 눈에 안보이니 살것같다.

말한마디를 해도 사람 열받게 하는 말만 골라서 하는 인간이다보니..말한마디로 매 천대를 순식간에 벌어놓으니 그런 사람이 없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내 스트레스의 모든 근원이 사라진듯한 느낌이 든다.

너무 편하고 좋다.

그냥 이대로 편하고 좋으면 안될까?

싶지만..내일쯤이면 퇴원을 할 것 같다.

병원에 있으면서 이명도 조금씩 좋아지고 약간이지만, 들리기도 한다니..호전은 있나보다.


앞으로의 내 삶에 호전은 없어보이는데..

젠장..




작가의 이전글 모임에 꼭 끼지 않아도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