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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율 Jul 04. 2023

밤 10시 12분에 라면을 먹었다

소소한 행복이란

요즘 나는 바쁘게 지내고 있다. 아니면 조금 한가롭기도 하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마감 아르바이트다 보니 마치는 시간이 늦다. 매장에선 취식이 불가능하니 생수 한 병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본다. 그러다 집에 갈 때쯤이면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리며 행복하게 퇴근한다.

비록 몸은 만신창이지만..

병에 걸리고 나서 야식은 하지 않았다. 먹고 나면 역시 위가 아프고 속이 메스꺼워졌다. 사실 오늘 새벽에도 속이 메스꺼워서 새벽에 일어나 소화제를 먹고 잤다

건강에 부쩍 예민해진 듯한 남편은 내 생각을 참 많이도 하는 것처럼..

"밤에 뭘 자꾸 먹어?"

"괜찮아?"


뭐가 괜찮지 않은 것인지.. 안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밤에 야식을 먹어도 괜찮은 그런 일상을 생각해 봤다.

나는 이미 가족들에게 암환자로 각인되어 있고 뭐든 암에 유해하다는 것은 배제되었다.

덕분에 콜라도 거의 마시지 않고 알코올도 멀리하게 됐고 커피도 줄이게 됐다.


내가 찾고 싶은 일상은 사실 암진단을 받은 이후로 사라졌다. 우울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때론 그것이 나를 옭아매는 덫줄 같고 때론 나를 다잡아주는 버팀목 같기도 하다.


난 괜찮다..

남편의 말엔 걱정보단 비난이다.

암환자인 네가 밤에 그렇게 먹어도 되겠어?라는..

내가 꼬였는지도 모르겠다.

가스라이팅 인지도.. 훗..

조금의 배려도 없는 말에 난 그냥 라면을 욱여넣는다

네가 뭐라든 난 상관없어.. 나 하나 사라진다고 울고불고 순정을 바칠 네가 아니라는 걸 아니까..


이렇게 적고 보니 쓸쓸하다.

7월은 비가 계속 내릴 거라고 하더니.. 일기예보 잘 맞네!


내 몸도 내가 잘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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