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2) 홍성 남당항 봄나들이
세종시 집에서 제일 가까운 바닷가는 홍성군에 있는 남당항이다. 그동안 춥고, 또 미세먼지로 집에만 있었는데 오랜만에 바닷가로 가 보기로 했다. 당초 홍성 5일장에 가기로 했는데, 내친김에 바다 구경까지 하기로 했다.
월요일, 점심 무렵에 집을 나왔다. 대전-당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홍성으로 빠져나갔다. 홍성군은 충남도청이 소재하는 곳이다. 충남도청 소재지라서 그런지, 군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번화한 도시처럼 보인다. 지방도를 따라 한참 가다 보니 길가에 <황금보리술>이라는 큰 간판이 보인다. 호기심이 생겨 들어가 보았더니 제법 큰 술 공장이다.
차를 세워두고 사무실을 겸하고 있는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여사장님이 나와 설명을 해준다. 황금보리술은 보리를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로 여기서 판매도 한다고 한다. 종류는 3종인데, 17도, 25도, 40도짜리가 있다. 5병 한 세트 가격이 각각 25,000원, 35,000원, 70,000원이란다. 25도짜리 한 세트를 산 후 바로 출발.
남당항에 도착했다. 남당항은 서산 방조제와 보령항 사이에 있는 작은 어항이다. 남당항에서 왼쪽으로 직선을 그으면 안면도 중간쯤이 된다. 이곳 특산물은 새조개와 주꾸미이다. 지금이 둘 다 제철이다. 날씨가 춥고 또 미세먼지가 많아서인지, 관광객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바닷가로 갔다. 방파제가 길게 뻗어 있으나, 사람들이 없다. 또 썰물이라 개펄이 드러나 있고, 정박된 배들도 개펄 위에 누워있다.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춥고 분위기도 스산하여 방파제를 걸어볼 생각도 나지 않는다.
2층으로 된 횟집 건물엔 40개 정도의 횟집이 들어서 있다. 손님이 전혀 없다 보니까 구경을 하려고 근처만 가도 호객행위가 극성이다. 이래서야 구경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식당가 옆에는 <새조개, 주꾸미 축제장> 있다. 축제기간은 끝났는데, 상인들은 여전히 영업 중이다. 이 역시 손님은 전혀 없는데, 엠프에서 나오는 음악이 귀를 찢는다.
남당항을 뒤로하고 홍성시장으로 갔다. 나는 전통시장이나 5일장 구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들 시장에 자주 가는 편이다. 세종시 주변에도 대평시장, 조치원 시장, 공주 산성시장, 청양시장, 논산시장 등 많은 전통시장이 있는데, 대부분 가보았다. 시골 시장이라도 손님이 많아 북적거리는 곳도 많지만, 파리만 날리는 곳도 적지 않다. 요즘 전통시장의 어려움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일산에 살 때만 하더라도 일산시장은 쇠퇴 일로로 마치 유령 골목 같은데 비해, 원당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복잡하였다.
홍성시장은 생각보다 규모도 작았고, 손님도 없었다. 월요일 오후라는 시간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물건을 살려고 해도 내키질 않는다. 아직 점심을 못 먹어 배가 고픈데, 국밥이나 순댓국 한 그릇 먹을 곳도 잘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여기서도 후퇴.
근처 농협 하나로 마트가 있어 들어가 보니 여기는 대성황이다. 홍성 특산물인 쇠고기와 주꾸미, 그리고 각종 채소를 사서 세종시 집으로 왔다. 오늘 첫 이른 봄나들이는 완전 실패다. 그렇지만 싱싱한 주꾸미 샤브샤브에 25도짜리 황금보리소주가 마음을 달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