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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15. 2024

영화: 자토이치(座頭市)

부모를 잃은 남매의 복수를 도와주는 맹인검객 자토이치

■ 개요


일본 영화의 유명한 사극 시리즈물로서 <자토이치>(座頭市) 시리즈가 있다. 흉악한 얼굴 모습을 한 눈이 먼 협객인 자토(座頭) 신분의 이치(市)라는 검객이 일본 전국을 여행하면서 뛰어난 칼솜씨로 착한 사람을 도우고 악인을 응징하는 이야기이다. ‘자토’란 맹인 단체에 있어서의 지위 가운데 하나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weekend_farmer/223178390543


자토이치 시리즈 영화는 1962년 <자토이치 이야기>(座頭市物語)라는 제목으로 첫 작품이 제작된 이래 지금까지 26편의 영화가 나왔다.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TV 드라마로도 몇 번이나 방영되었다. 이 정도면 자토이치 이야기가 일본에서 얼마나 인기 있는 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자토이치>(座頭市)는 2003년 일본에서 제작되었다. 주인공이 맹인 검객인 자토이치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이전의 자토이치 시리즈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일본 국내에서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외국에서도 인기리에 상영되어 여러 영화상을 수상하였다. 


■ 줄거리


금발의 눈먼 이아이(居合)*의 달인인 이치(市)는 농사일을 하는 여자가 악당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것을 도와준다. 그녀는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집에 머물러 달라고 부탁하며, 이치는 이를 승낙하여 잠시 그 집에 머무르게 된다. 이치는 그날 밤 그녀로부터 이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악당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 “이아이(居合)”란 재빠르게 칼을 뽑아 상대를 베는 기술을 말하며, 현대에 와서는 이아이도(居合道)라 하여 스포츠화 되어 있다. 일본 영화나 만화 “바람의 검심”을 보면 주인공 켄신의 별명이 “발도제”(拔刀齊)로 나오는데, 이는 “발도술(拔刀術)의 명수”라는 뜻이다. 발도술이란 글자 그대로 칼을 뽑아 베는 기술인데, “이아이”와 발도술은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뛰어난 사무라이였던 핫토리 겐노스케(服部源之助)는 병약한 여동생 오시노를 위해 경호원 일을 찾고 있다.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겐노스케는 가게 주인에게 빚을 받으러 온 사내들의 우두머리인 긴조(銀蔵)의 경호원이 되기로 한다. 다음날 도박장을 찾아온 이치는 농부 여성의 조카인 신기치(新吉)와 만나고, 그 후 식당에서 겐스케와 마주친다. 겐스케가 검의 달인이라는 것을 눈치챈 이치는 매일 도박장에 가서 스스로의 예민한 청력을 이용하여 돈을 긁어모은다. 

이치와 신키치는 유곽에 거서 낯선 게이샤 두 명을 만난다. 그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이치는 게이샤들이 도박으로 번 자신의 돈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두 게이샤 중 하나는 사실은 여자가 아니라 소년으로서, 두 사람은 남매 사이라 한다. 그들은 나루토야(鳴門屋)라는 쌀 도매상의 자식이었는데, 어릴 적 둘은 밤에 방을 빠져나와서 부모들 몰래 키우고 있는 생쥐를 돌봐주고 있었다. 그때 도적들이 들어와 이들 남매를 제외한 전 가족을 모두 죽이고 돈을 뺏아 달아났다고 한다. 남매는 복수를 맹세한 후, 나루토야에서 도둑들과 내통한 지배인을 죽였지만, 나머지 도둑들에 대한 복수는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매는 마을에서 제일 큰 가게 오기야의 주인이 참석한 좌석에 불려 간다. 여기서 가게 주인이 동생에게 무례한 짓을 저지르자, 화가 난 누가가 샤미센의 북채로 사장을 때려버린다. 한편 이치는 긴조가 경영하는 도박장에서 사기를 치는 사내들을 베어 죽이며, 그 사실을 안 겐노스케는 급히 달려온다. 그러나 이치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남매와 만난 이치는 함께 자신이 머물고 있는 집에 숨어있기로 한다. 그리고 이들은 남매의 복수 상대가 오기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밤 남매는 누루토야를 습격한 도적이 오기야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다시 오기야에 찾아간다. 가는 도중에 잠시 들린 가게의 주인에게 이치와 함께 농부의 집에 숨어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데, 실은 그 가게의 주인은 도적과 한패거리였다. 그는 부하들에게 이치가 머물고 있는 집을 불사르라고 명령하여 집은 불타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이치는 이미 집에서 나와 있었다. 


오기야의 집 술자리에서 긴조 패거리와 대치한 남매는 많은 부하들을 상대로 궁지에 몰려있었다. 그곳에 이치가 달려와 두 사람을 구해준다. 이치는 그 후 겐노스케를 찾아가 그와 싸워 이기지만, 부상을 입고 만다. 그러나 비슷한 시간 겐노스케의 여동생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신의 오빠가 자신 때문에 악당들의 도구가 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홀로 방랑의 길에 나선 이치는 식당 주인고 도적의 머리를 베어 남매의 복수를 대신해 준다. 그날 밤 마을에서는 마츠리가 열려 농부들은 밤새워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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