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시합에서 맹활약하는 평민출신 기사 윌리엄
영화 <기사 윌리엄>(A Knights Tale)은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액션 코미디 영화로서 2001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캔터베리 이야기”(The Canterbury Tales)의 내용 일부를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몇몇 장면에는 일부러 현대음악을 삽입하여 영화의 재미를 높였다. 비평가들로부터는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농사꾼인 윌리엄 대처, 롤랜드, 와트 세 사람은 그들의 주인인 엑터 경을 따라 마상 창술 토너먼트 대회가 열리는 마을로 왔다. 토너먼트에 참가한 엑터 경은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 시합을 기다기로 있던 중 윌리엄 등은 그의 주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흔들어 깨우려다가 그가 죽은 것을 알았다. 윌리엄 등은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집으로 돌아갈 여비도 없는 것이었다. 윌리엄은 친구들의 부추김으로 자신이 엑터 경의 갑옷을 입고 토너먼트 결승에 참가하여 우승하고 상금을 받는다.
토너먼트의 우승 맛을 본 윌리엄은 욕심이 생긴다.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하여 상을 받고 싶다. 홀랜드와 와트는 상금을 나누어 떠나고 싶어 하지만, 윌리엄은 그들에게 함께 힘을 합쳐 더 많은 돈을 벌자고 설득한다. 윌리엄은 홀랜드와 와트의 도움을 받아 훈련에 매진한다. 윌리엄 일행은 토너먼트 시합을 찾아 여행을 하던 중 제프리 초서라는 시인을 알게 된다. 그는 도박 빚으로 돈은 물론 옷까지 모두 빼앗겨 발가벗고 길을 걷고 있었다. 토너먼트에는 귀족만이 참가할 수 있어 평민인 윌리엄은 대회참가가 어렵다. 제프리는 “율리히 폰 리히텐슈타인 경”이라는 가짜 귀족 증서를 만들어준다. 제프리도 윌리엄 일행에 가담하여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파손된 갑옷을 고쳐야 하는데, 대장장이들의 그의 갑옷을 고쳐주려 하지 않는다. 이때 케이트라는 젊은 여자 대장장이가 윌리엄의 갑옷을 고쳐주고, 윌리엄 일행과 행동을 함께 하기로 한다. 윌리엄은 본격적으로 토너먼트 대회에 참가하면서 연전연승을 한다. 그런 윌리엄을 귀족 아가씨인 조슬린이 눈여겨보고 있었다. 조슬린은 윌리엄에게 좋아한다는 마음을 전한다. 아름다운 조슬린의 모습에 윌리엄도 그녀에게 반한다.
강력한 창술 실력을 가진 아데마르 백작도 조슬린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는 조슬린이 윌리엄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윌리엄을 도발한다. 토너먼트 결승에서 윌리엄과 아데마르 백작이 만나는데, 윌리엄이 패하고 만다. 시합에서 이긴 아데마르 백작은 윌리엄을 마음껏 조롱한다.
아데마르 백작에게 패한 윌리엄은 자신이 진 원인을 분석하고는, 갑옷이 너무 무거운 탓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윌리엄은 케이트에게 부탁하여 새로운 가벼운 갑옷을 제작하도록 한다. 다음 토너먼트가 개최되었다. 이 시합에는 윌리엄과 아데마르 백작뿐만 아니라 토마스 콜빌 경이라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였다. 그의 정체는 잉글랜드의 왕위 계승자인 에드워드 왕자였다. 아데마르는 왕자와의 대결에서 혹시 불상사라도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여 시합을 포기한다. 윌리엄은 시합에 나가 에드워드 왕자와 정정당당히 싸우고, 이를 계기로 에드워드 왕자는 윌리엄을 크게 마음에 들어 하고, 윌리엄도 왕자에 대해 진심으로 충성심을 갖게 된다.
런던에서 토너먼트 세계선수권 대회가 개최된다고 한다. 윌리엄도 이 시합에 참가하기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아데마르는 런던에서 조슬린의 아버지를 만나 자신과 결혼시켜 달라고 요청한다. 윌리엄은 시합에서 승승장구한다. 이 모습을 본 아데마르는 시합 주최 측에 윌리엄의 정체를 알린다. 윌리엄은 바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윌리엄이 처형장에 끌려 나왔을 때 군중들은 신분을 속인 그를 향해 강한 적대감을 보인다. 친구들이 윌리엄을 감싸지만, 군중들은 점점 폭도로 변해 윌리엄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다. 이때 에드워드 왕자가 나타난다. 에드워드 왕자는 용기와 정의감을 갖춘 윌리엄은 충분히 기사 자격이 있다고 하면서, 그 자리에서 기사 작위를 수여한다. 이 모습을 본 군중들은 에드워드와 윌리엄의 이름을 연호한다.
다시 토너먼트로 돌아온 윌리엄은 최종적으로 아데마르와 맞선다. 아데마르는 불법적으로 날카롭게 깎은 창으로 윌리엄을 찔러 그에게 중상을 입힌다. 시합이 진행되면서 윌리엄은 점점 더 불리해진다. 이제 마지막 세트에 들어갔다. 이미 윌리엄은 두 개의 창 차이로 아데마르에게 지고 있어 보통의 방법으로는 그를 이길 수 없다.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를 말에서 떨어드리는 것이다. 복싱의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하자면 윌리엄은 아데마르에게 큰 점수차로 지고 있어 KO가 아니면 이길 수 없다는 의미이다.
윌리엄은 중상을 입은 몸으로 무거운 갑옷을 입고 제대로 싸울 수 없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갑옷을 벗겨달라고 요구한다. 부상으로 창을 잡을 수 없게 된 윌리엄은 창을 팔에다 묶는다. 갑옷을 벗은 윌리엄은 만약 창을 몸에 맞게 되면 그대로 죽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윌리엄은 승리를 위해 그 길을 택한다.
마침내 스타트 신호가 떨어지고, 윌리엄과 아데마르는 마주 보고 말을 달린다. 윌리엄은 스스로의 이름을 외치면서 달려 창을 아데마르의 가슴에 찌른다. 창을 정통으로 맞은 아데마르는 그대로 말에서 떨어진다. 윌리엄의 역전 우승이었다. 이어진 축하 행사에서 윌리엄과 조슬린은 포옹하고, 이를 본 초서는 글을 써 내려간다.
이 영화에서는 무엇보다 중세의 토너먼트 시합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가끔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토너먼트 시합 광경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불과 몇 초만에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떤 시합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토너먼트 시합 장면이 아주 많이 등장하고, 그 진행 과정도 상당히 상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이를 통해 토너먼트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보통 토너먼트 시합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상대에게 찌른 창이 크게 갈라 찢어진다. 그 모습을 보고 이전에는 창을 왜 저렇게 약하게 만들었을까 생각하곤 했다. 알고 보니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 두 기사가 서로 창을 겨누고 마주 보고 달리며 창을 찌르는데, 창이 쉽게 찢어지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된다. 시합에 참가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될 수 있도록 창을 약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토너먼트 시합은 정말 실컷 감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