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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병마용 찾아가기

(2025-10-14) 칭다오에서 둔황까지- 중국 횡단여행 (44)

by 이재형

(진시황을 지키는 지하군단, 병마용)

오늘은 시안의 상징이라 할 진시황 병마용(에 가는 날이다. 티켓은 어제저녁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 두었다. 입장권 일인당 120위안, 두 사람 합해서 240 위안, 48,000원이다. 이젠 이 정도 입장료는 눈하나 깜짝 않는다.


진시황 병마용갱(秦始皇兵馬俑坑)은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고고학 유적으로서, '세계 8대 기적' 중 하나로 꼽힌다. 병마용갱은 1974년 마을 주민들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도자기 조각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진나라 시대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의 능묘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장갱(殉葬坑)이다. 병마용갱은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진시황은 왜 병마용을 만들었나?)

진시황은 죽은 후의 세계에서도 자신의 제국을 통치하고 수호할 군대가 필요하다고 믿었다. 과거에는 살아있는 군사, 신하, 말을 함께 묻는 순장 제도가 있었지만, 진시황은 이를 토용(土俑, 진흙으로 만든 인형)으로 대체하여 자신의 지하 군대를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병마용인데, 당시로서는 매우 진보적인 생각이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병마용갱은 크게 세 개의 주요 갱도와 하나의 미발굴 갱도로 구성되어 있다. 발굴된 병마용들은 처음에는 선명한 채색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발굴 후 공기와 접촉하면서 도료가 순식간에 벗겨져 지금은 대부분 흙색 그대로이다.

병마용 입구 풍경

진시황 병마용은 단순한 토용(土俑)이 아닌, 죽음을 맞이한 황제를 위해 만든 완벽한 조직을 가진 '지하 군단'이다. 2,200년 전 중국 고대 문명의 놀라운 성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라 평가받고 있다.


(우연히 찾은 병마용 직통 차량)

대중교통편을 찾아보니 2번 정도 갈아타야 한다고 나온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먼저 호텔 앞에 있는 지하철 2호선을 타야 한다. 어제 종루 근처에 조그만 여행사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았다. 일단 이들 여행사를 찾아가 직통버스를 알아보기로 했다. 몇몇 여행사가 아무실 앞에 "병마용 직통차 9.9위안"이라는 안내판들을 걸어두고 있다.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버스표를 사려고 하니 외국인은 안된단다. 이유를 물으니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란다. 할 수 없이 그냥 나왔다.


오늘은 병마용에 가는 것이 틀린 것 같다. 예약한 티켓을 캔슬하고 내일 티켓을 예약했다. 그때 옆에 있는 여행사에서 내건 직통차 30위안이란 안내판이 보인다. 들어가서 물어보니 왕복 50위안이라 한다. 일단 예약을 했다. 그 여행사는 1인 여행사였다. 여사장은 문을 걸어 잠그더니 거의 500미터나 떨어져 있는 다른 여행사로 우리를 데려간 후 이곳에서 차를 타라고 한다. 알고 보니 우리가 도착한 여행사는 병마용 단체여행 전문업체인데, 차에 자리가 남아 남는 자리를 우리에게 판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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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병마용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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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용 박물관 구내풍경
병마용 제1갱 전체모습

그런데 문제는 오늘 티켓을 캔슬했으니 다시 예약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려고 했으나 당일 예약은 안된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거나 인공지능에게 물어보면 티켓 현장 구입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한다. 일단은 병마용으로 가는 차편은 확보했으니 일단 무조건 가보고 판단해야겠다. 현장 구매가 불가능하다면 돌아와 내일 가면 된다. 차는 밴이었다. 약 한 시간 정도 달려 병마용에 도착했다. 우리는 일단 가이드와 헤어져 오후 5시에 차량 대기소에게 만나기로 했다.


(시장바닥 같은 병마용 입구)

이번에도 지금까지 상상했던 병마용 입구 분위기와는 달랐다. 병마용은 중국의 국가적 보물이므로 그 주위는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일 걸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는 각종 기념품점, 식당, 정체를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공연장 등 수많은 업소와 이에 더하여 노점상까지 그야말로 도떼기 시장 같은 분위기였다. 사람들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


그런데 입구로 가는 표지판이 보이지 앓는다.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쪽으로 갔다. 그런데 그곳은 출구였다. 다시 입구를 찾아 걸었다. 왜 이렇게 표지판을 만들어 두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겨우 입구를 찾았다. 이렇게 입구를 찾느라 30분은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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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티켓 구입하여 입장)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과연 현장 구매가 가능할까 생각하며 매표소로 갔다. 현장구매는 불가능하다고? 매표창구 앞은 텅 비어있고 여권과 돈을 주니까 바로 표를 발권해 준다. 과연 오늘 입장할 수 있을까 긴장했었는데, 너무 싱겁다. 병마용 입구로 갔다. 여기서도 또 여권 검사를 한다. 입구에서 전시관까지는 거리가 꽤 된다. 전시관에 들어갈 때 또 여권 검사를 한다.


나와 집사람은 그동안 사용했던 여권의 기한이 만료되어 이번에 새 여권을 발급받았다. 다른 나라 같으면 여권을 입국할 때 한 번, 출국할 때 한 번 사용하면 된다. 가끔 숙소 체크인할 때 여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여행 중에 여권을 사용할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하루에도 여남은 번씩은 여권을 꺼내야 한다. 중국 여행을 두 번만 하다간 여권이 아주 걸레가 될 것 같다.


(웅장한 1호갱의 지하군단)

드디어 병마용 1호갱에 들어왔다. 우리가 여러 매체를 통해 봐 왔던 바로 그곳이다. 병마용에는 3개의 갱이 있는데, 1 호갱이 제일 크다. 이곳은 보병과 전차가 혼합된 주력 부대가 편성되어 있는 곳이다. 전체로 총 6000명의 병마용이 있다고 한다. 가장 먼저 발견되었고, 가장 많은 병마용이 복원되어 열병식 같은 웅장한 규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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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갱은 거대한 돔형 건물로 보호되고 있다. 직시각형 형태를 하고 있는데, 짧은 변은 100미터, 긴 변은 200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관람객들은 입장하면 긴 장방형 전시갱을 만나게 된다. 그럼 오른쪽이든 왼쪽을 선택하여 긴 변을 따라 걸어가면서 병마용들을 관람한 후 맞은 편의 출구로 나가게 된다. 그래서 건성으로 본다면 10분도 안 걸린다.


돌아가는 차량과는 오후 5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지금부터 거의 4시간 가까이 남았다. 빨리 관람을 끝내봤자 할 일이 없다. 관람객이 많으니 병마용을 잘 볼 수 있는 난간에 자리를 잡기 어렵다. 우리는 시간이 충분하므로 뒤에서 기다렸다가 난간에 자리가 나면 들어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관람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가 단체관광객들이다. 그들은 가이드를 따라 빨리 움직여야 하므로 조금만 기다리면 난간에 빈자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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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갱은 전체적으로 크게 3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제일 앞부분은 군사들이 일열로 도열해 있는 부분이다. 보통 병마용을 소개하는 사진에는 이 부분이 나눈다. 대락 세어보니 병사수는 3,000 가까이 될 것 같다. 4열 종대의 행열이 10개가 된다. 관람석과는 제법 거리가 있어 얼굴 모습은 알 수 없지만 2000년의 세월에도 보존상태는 상당히 좋다.


뒤쪽으로 가면 고급 장교인 듯 보이는 소수의 병력도 보이고, 말, 마차 등의 용도 보인다. 그러나 장교 상들을 제외하고는 앞쪽에 비해 보존상태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우리는 시간이 충분하므로 천천히 두 바퀴를 돌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병마용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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