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 제패를 노리는 일본 닌자와 중국 무림의 대결
홍콩 무협영화의 전통적인 검을 이용한 대결이나 쿵후 결투가 식상할 만 하자 새로운 소재로 등장한 것이 일본의 닌자(忍者)이다. 영화 <오둔인술>(五遁忍術)은 중국 무협에 일본의 닌자 무술은 인술(忍術, 닌짓쯔)을 접목시킨 것으로서 1982년 홍콩 쇼브라더스에 의해 제작되었다.
서로 적대시하는 무림의 두 문파가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대결 방식은 양쪽에서 한 명씩 나와 한 쪽이 지면, 다시 다른 쪽에서 새로운 멤버가 등장하여 결투를 하는 방식이었다. 주인공의 문파는 처음에는 다소 불리한 상태로 시작하였으나, 점차 고수들이 결투에 참가함으로써 우세를 점하게 된다. 이때 상대 문파에서는 비장의 무기로 일본 무사를 출전시킨다. 이 일본 무사는 뛰어난 솜씨로 주인공 문파의 고수를 물리치나, 주인공이 등장하여 월등한 무공으로 일본 무사를 가볍게 제압한다. 패배를 인정한 일본 무사는 패배는 사무라이의 수치라 하면서 스스로 배를 갈라 자살한다. 죽어가면서 그는 일본에 있는 무시무시한 고수인 자신의 친구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용병으로 불러온 사무라이까지 패배한 마당에 상대방 문파는 어쩔 수 없이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난다. 그러나 상대방 문파의 장문인은 일본으로부터 죽은 사무라이의 친구를 불러온다. 새로 초청된 사무라이는 그 자신이 무시무시한 무술 고수이면서, 수(水), 금(金), 목(木), 토(土), 화(火)의 인술을 쓰는 닌자들을 부하로 거느리고 있다. 무림으로 진출한 사무라이는 부하들을 이용하여 주인공 문파의 제자들을 해친다. 이에 분노한 주인공 문파에서는 이들을 퇴치하기 위해 제자들을 보내지만, 모두 인술에 걸려 전원 몰살당한다. 그리고 일본 닌자들은 주인공 문파에 쳐들어오려고 한다. 주인공의 문파에서는 이들의 공격에 대비하여 삼엄한 경계를 하지만, 닌자들의 공격에 허무하게 뚫려 문파가 전멸할 위기에 처한다.
주인공은 일본 닌자를 퇴치할 무술을 배우려 스승을 찾는다. 그가 찾은 스승은 인술의 달인으로서, 그의 스승은 일본의 인술은 중국의 특수무술에 뿌리를 둔 것으로서, 자신이 그 파해법을 알고 있다고 하며 제자들을 가르친다. 한편 닌자를 이용하여 상대 문파를 제거한 주인공의 적은 임무를 끝낸 닌자들을 다시 일본으로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사무라이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 그는 중원을 차지할 속셈이다. 그래서 자신을 고용한 상대 문파도 자기 손으로 전멸시키고 만다.
인술 퇴치법을 익힌 주인공과 그 동료들은 일본 닌자가 자리 잡고 있는 본거지로 쳐들어간다. 그리고 수, 금, 목, 토, 화의 인술을 차례차례 격파하고, 마지막에는 두목 격인 사무라이마저도 처단한다. 이로서 주인공과 그의 동료들은 중원 무림을 사무라이 손으로부터 치켜내게 된다.
<오둔인술>은 기존의 전통적인 중국 무술에 새로운 무술에 닌자와 인술이라는 새로운 무술을 접목시켰다. 그래서 전체적인 영화의 전개가 아기자기하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처음에는 일본 사무라이를 승부에 졌다고 자살하는 등 지나치게 결벽성을 가진 깨끗한 캐릭터로 그리지만, 나중의 악당 두목에 해당하는 사무라이에 대해서는 갖은 악랄하고 비열한 수법을 총동원하는 아주 비열한 인물로 그렸다. 좀 일관성이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뭐 어차피 재미로 보는 영화인데, 그걸 탓할 것 까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