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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라 Dec 14. 2021

고부갈등으로 다친 마음, 완전 치유는 없다

미움받는 며느리가 행복하다(4)


날이 꾸물하면 아주 오래전 다쳤던 상처가 땅기고 아플 때가 있어요. 상처는 다 아물었지만, 흉만 남은 곳이죠.



비 오는 날, 으슬으슬 추울 때가 되면 가렵기도 하고 쑤시기도 하고.... 다 나았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기억하는 것 같아요.



마음도 같아요.

몇 년 전 받은 마음의 상처가 시간이 지나 모두 잊어버렸다고 믿었는데, 우울한 날이면 떠올라요.



갑자기 눈물이 확 터질 때도 있고,

길 가다 우연히라도 시부모님과 마주칠까 겁이 나요.



1년 전쯤 '미움받는 며느리가 행복하다'라는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가 정말 극복했구나, 혹시 다시 시부모님을 만나게 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마음속은 머릿속과 다른가 봐요. 글을 더 쓰고 싶어도 과거를 떠올리는 게 힘이 들어요.



괜찮겠지, 괜찮아, 난 극복했어, 난 강한 사람이니까...

세뇌를 시켜도, 다친 마음은 아물긴 했지만 상처는 남아있으니까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요.



오늘같이 비가 내리거나 조용한 음악을 들을 때면, 나 자신과 대화를 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상처가 쑤셔요.



잊고 싶어도... 잊어선 안된다는, 오래전 내가 얼마나 아팠는지 기억하라는 것처럼. 마음에서 신호를 보내요.



오늘은 그런 날입니다.



혹시 저처럼 옛날 생각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시면 참지 말고 그냥 펑펑 우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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