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라는 절기 앞에서 동장군도 어쩔 수 없나 보다.
춥기도 하고 눈도 내리긴 했지만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음을 생체 리듬이 먼저 계절을 읽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생체 리듬은 아삭하고 신선한 맛을 요구하고 있다.
멸치와 채소를 넣고 우려내는 물을 끓인다
감자와 표고버섯을 손톱 크기로 깍둑썰기한다.
냄비에 다진 돼지고기랑 감자와 표고버섯을 넣는다.
천일염으로 볶다가 채소 수를 넣고 끓인다
두부는 손으로 으깨고 청양고추는 쫑쫑 다져 함께 그릇에 담아놓는다.
불려 놓았던 쌀을 냄비에 넣고 밥 한다.
문득 어릴 적에 했던 계란밥이 생각난다.
달걀을 최대한 작게 구멍을 내서 흰자와 노른자를 빼낸다.
달걀 껍데기에 불린 쌀을 8부쯤 넣고 나머지는 달걀흰자로 채운다.
불 때고 숯불만 남은 아궁이에 쌀이 쏟아지지 않게 세워서 굽는다.
특별한 맛으로 입맛 돋우는 계란밥이 된다.
세상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 난다
프라이를 하려다 말고 달걀을 풀어서 밥이 끓는 냄비에 붓고 익어가는 쌀과 섞는다.
한 번도 안 해 봤지만, 왠지 고소한 달걀밥이 될 것 같다.
한쪽 냄비에서 강된장이 끓고 있다.
으깬 두부와 다져놓은 청양고추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쌈 채소를 흐르는 물에 3번 씻는다
상추만 해도 3종류, 케일, 겨자채도 2가지,
저마다 식감도 향기도 다양해서 좋다.
채반에 담긴 쌈 채소가 파릇파릇 반짝반짝 빛난다.
송송 썰어서 골고루 섞어서 큰 그릇에 넘치게 담아낸다.
비빔용 그릇에 계란밥을 푼다.
슬쩍 맛을 보니 고소한 맛이 만족스럽다.
강된장으로 밥을 먼저 비빈다.
송송 썬 쌈채를 밥과 비비지 않고 신선함 그대로 소복하게 얹어가며 먹는다.
비로소 생체리듬에 싱그러움이 가득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