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봄비는 세상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다.
100일 동인 매일 100편의 글쓰기 미션에 참여하는 동안 한 번의 계절이 건너가고 있다.
가을 끄트머리에서 시작하여 봄이 시작되는 날까지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날마다 소재를 찾아 헤매는 방랑자였다.
가슴을 쥐어짜고 머리를 헤집어서 한편을 겨우 쓰고 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텅 빈 머릿속과 갈피를 잡지 못하는 펜은 아슬아슬하게 한편을 완성, 아니 끝내기 바빴다. 자정이 오기 전까지 인증하기에 급급했던 날이었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오래되었지만, 올린 글은 3편이 전부였다.
브런치 활동도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다.
라이킷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지, 구독자는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글을 써서 올리고, 브런치를 열면 바로 보이는 글만 읽고 나왔다. 글을 읽고 라이킷 하고 구독자가 되는 법도 몰랐다. 부끄럽게도.
매일 소재를 찾아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리고 브런치에 올렸다.
블로그는 조회 수가 없어 조용하고 브런치는 심심치 않게 알림음이 들린다.
퇴고를 못 한 졸필이라서 조용히 인증만 하려고 올렸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바로 라이킷 작가님이 생긴다.
그저 신통방통했다.
조용히 글만 올려서 인증만 하려는 나를 부끄럽게 한다.
졸필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게 만드신 라이킷 작가님들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브런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주인공이십니다.
70여 일이 지나서야 용기가 생긴다.
라이킷과 구독자 되는 방법을 터득한다.
그동안은 부끄러운 글을 노출할 수 없어서 외면하기에 바빴다.
나도 흔적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글만 읽고 그냥 나왔던 날들을 반성하지만, 용기가 안 난다.
바쁘게 인증하느라 퇴고도 제대로 못 했다. 매일 시간에 쫓기다 보니 오타에, 어수선한 문장, 꼬인 문장을 발견할 때마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다.
80여 일쯤, 목표가 코앞으로 다가올 때쯤 브런치에 조금 익숙해지는 것 같다.
라이킷해 주신 작가님들 구독을 하면 올리는 즉시 알람이 오고 바로 글을 볼 수 있음도 체험한다.
구독하는 작가님이 많아져 수시로 알림을 받으면 글을 읽을 수 있고 라이킷으로 흔적을 남기는 일이 어색하지 않다.
보이는 글만 읽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글을 찾아 읽을 수 있는 맛을 알게 되었다.
저의 졸필을 인내하고 구독해 주시고 구독자가 되어 주신 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송구합니다.
오늘 100일을 마무리하고 짬짬이 퇴고하는 일에 집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