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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들셋아빠 Apr 18. 2022

싱가폴 여행기 3탄

동물원과 식물원

둘째 날의 일정은 동물원이었다. 사실 동물원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기억에 남는 부분도 많지 않고 그저 열심히 가족들을 쫓아다닌 기억밖에 없다.

싱가폴에서의 관광은 더위와 싸움이기 때문에 지친 아이들을 위해서 웨건을 하나 빌렸다. 동물원을 들어가면 가까운 곳에 웨건과 유모차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다.

확실히 싱가폴 동물원은 동물들을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도록, 동물들과의 거리나 보호장치들이 최소한으로만 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에는 아파트에 있는 바베큐장을 예약해서 다 같이 바비큐를 즐겼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에 있는 수영장에서 즐겁게 수영도 했다. 수영을 하면서 바비큐도 즐길 수 있다니, 이런 아파트에 살면 어디 놀러 갈 필요도 없겠구나 싶었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이제 친구네 아파트에 민폐를 그만 끼치기로 하고, 남은 2박 3일의 일정 동안 호텔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친구네 아파트에 신세를 지면서 좋은 경험도 많이 하고 숙박비도 많이 절약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고마웠다.


호텔은 센토사 섬에 있는 샹그릴라 호텔로 정했다. 1박에 40만 원 정도로 예약했었던 것 같다. 다음날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만 객실로 옮겨놓은 다음에 미리 정해놓은 일정대로 다 같이 식물원으로 갔다.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갔는데, 아뿔싸! 택시 트렁크에 실어 놓은 유모차를 깜빡하고 안 내린 것이었다. 유모차를 잃어버린 것도 속상하지만, 남은 일정 동안 유모차 없이 버텨야 한다는 것도 막막한 상황이었다. 혹시 모르니, 영어를 잘하는 일행이 호텔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심란한 마음을 뒤로한 채 식물원 구경을 시작했다.


식물원은 커다란 돔 형태로 되어 있었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긴 오르막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며 구경하는 형태였다. 식물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독특한 건물 구조와 분위기 때문에 나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식물원 구경을 마치고 해가 진 다음에 야외에 있는 커다란 나무 모양 구조물 밑에 자리를 잡았다. 이제 곧 조명을 이용한 야간 쇼가 진행된다고 했다. 우리는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예쁘게 빛나는 불빛들을 구경했다.


오늘 일정을 마지막으로 친구네 가족과 작별인사를 하고 호텔로 향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긴 게, 호텔에 돌아오니 택시에 놓고 내린 유모차가 우리보다 먼저 호텔로 와 있었다. 택시기사분이 알아서 호텔로 도로 가져다주었고, 식물원에서 호텔까지의 택시비만 내주면 된다고 했다. 거의 포기했던 유모차를 되찾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기뻤고, 싱가폴의 이런 양심적인 모습에 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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