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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들셋아빠 Mar 18. 2022

아빠 로봇의 3단계 진화

아이와 몸 놀이 10년 차의 노하우

아들을 키우다 보니 기본적으로 몸 놀이를 많이 해주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잠을 자기 전에 필수적으로 최소 10분은 놀아주어야 불만 없이 잠자리에 누웠다. 근 10년 가까이를 이렇게 지내다 보니,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다양한 몸 놀이를 터득하게 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아빠 로봇 조종하기 놀이를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한다.


아빠 로봇은 총 3단계가 있으며, 그중 가장 기본적인 1단계는 아빠가 네발로 엎드리는 말타기 형태이다. 말타기 단계에서는 아빠 로봇을 조종한다기보다는 날뛰는 야생마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는 놀이가 된다. 말타기 중에 "히이이잉~" 소리를 내면서 앞발을 들어 올리면 아이들은 있는 힘껏 목을 감싸 안으며 버티는데, 가끔 목이 졸려서 컥 소리가 날 때도 있다. 말타기 놀이의 좋은 점은 아무 때나 픽 쓰러져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잠시도 아빠를 쉬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팔다리를 주무르고 뽀뽀를 해서 아빠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말타기 놀이를 할 때에는 주로 이불이나 침대 위에서 해야지 딱딱 맨바닥에서는 무릎이 견뎌내지 못한다. 혹시라도 무릎 보호대가 있다면 착용하여 무릎을 보호해 주는 걸 추천한다.


2단계는 목마를 태우는 방식이다. 이제 2족 보행이 가능한 로봇이기 때문에 야외에서도 가능한 놀이다. 목마를 탄 아이는 두 손으로 아빠 머리를 잡고 좌우 방향을 조종할 수 있다. 혹시라도 머리카락이 목숨보다 소중하신 분이라면 머리카락 대신 차라리 귀를 잡아당기라고 하자.

아빠 로봇에 아이가 탑승하면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아이가 조종이 서툴러서 벽으로 계속 걸어가거나 무언가에 부딪칠 경우에는 장애물에 걸린 게임 캐릭터처럼 그 자리에서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거나 고장 난 로봇 소리를 내면서 빙글빙글 돌아주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아이가 아빠 머리 가운데를 꾹 눌렀을 때 특수 기능을 발동해 줄 수 있는데, 허리가 괜찮다면 점프를 해 줄 수도 있고, 발차기 공격을 해줄 수도 있다. 발차기 공격은 공격 대상이 보통 가족이 되는데, 엄마를 타깃으로 삼을 경우 아빠가 알아서 잘 처신하길 바란다. 그리고 또 특수기능으로 비상탈출을 해줄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비상탈출이라고 외치면서 아이를 식탁 위나 화장대 위처럼 최대한 엉뚱한 곳에 내려주고 잠시 쉬면 된다.


마지막 3단계는 원격조종 로봇이다. 아이가 직접 아빠 로봇에 탑승하는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원격 조종하는 방식이다. 이 놀이를 위해서는 스마트폰, 블루투스 이어폰, 안대가 필요하다. 아빠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안대를 착용한다. 그리고 아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아빠를 조종하는데, 미리 음성 녹음으로 명령어들을 녹음해 놓아야 한다.


"앞으로", "우회전", "좌회전", "공격!"


녹음한 음성 파일들을 차례로 누르면서 아빠를 조종하면 된다. 아빠 로봇을 이용하여 동생과 베개싸움을 하는 것도 재밌는 놀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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