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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ㅈㅐ즈애플 Mar 26. 2021

가성비에 대한 이해
(feat. 전통 까르보나라)

나는 가성비충 이었다. 지금도 가성비를 좀 따지는 경향이 있으니 현재는 준가성비충 (발음이 연가시 같네)

핑계를 대자면, 돈은 없고 그래도 적은 돈으로 무언가를 하려니 어쩔 수 없이 가성비를 엄청 따졌다.

그러다 보니 내가 바라보는 삶도 뭔가 근시안적이었다. 겨우 모은 돈으로 삶에 원하는 바를 도전하려다 보니 과연 본전을 뽑을 수 있는지 더 솔직히 말하면 본전을 뽑는 건 기본이요, 

얼마나 빨리 뽑을 수 있는지 모든 게 다 이런 식의 관점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뭔가 가성비 없는 삶을 산다거나 그런 소비를 하는 사람을 보고 나 혼자 무시하고 좋아했다.

옛날에는 정말 부끄럽지만 유학 와서 취직에 도움 안 되는 과목을 전공한 사람들이나, 그래서 결국 취직 못 해 돌아간 사람을 보고 조금 고소해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 와 보니, 여기서 꼭 이민에 성공했다고 해서 현지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삶이 성공한 삶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어쩌면 한국에 돌아가서 더 나은 직장을 얻고 더 나은 만족감으로 삶을 살 수 있고, 현재 쓸모없어 보이는 과목들이 나중에 삶에 다른 모습으로 이로움을 가져다 줄 수있다는걸 몇 년 전 겨우 깨달았다.


이유 없이 비싼 물건은 물론 피해야겠지만, 이유 있는 가격대의 물건이 왜 그 가격 인지는 정말 써봐야 알 수 있다. 좀 더 어렸을 때 이런 걸 빨리 깨달았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거 같다. 그런 면에 있어서 애플 제품은 정말 짱이다. (여러분 제가 애플 주주여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애플 제품은 짱이여요 많은 이용 부탁드려요)


오늘 저녁은 까르보나라.

전통 까르보나라는 마트에서 파는 베이컨을 넣고 만들지 않는다.Guanciale 라는 돼지 볼살로 만든 이탈리이식 베이컨을 갖고 만드는데 이누무 Guanciale 사려고 오늘 이탈리란 정육점까지 수소문해서 찾아갔다.

평소였다면 베이컨으로 만든 다음 충분히 맛있다고 좋아했겠지만 깨달음을 얻은 고고한 재즈 애플은 기를 쓰고 눈보라를 뚫고 이탈리안 정육점에 갔다.


내가 까르보다 나라에 쓸 Guanciale 달라고 하니까 아줌마가 나보고 이탈리안 사람이냐구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코리안이라고 하니까 아줌마는 웃으면서 몇 명 먹을 양을 원하냐고 묻길래 음..2.5인분용 하니까 알아서 잘라준다 이게 진짜 비 싼게 손가락 2개 너비에 7천 원이다 (이미 솔직히 아깝기 시작함)


그리고 옆에 이탈리안 식료품점, 치즈코너에 가서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를 달라고 했다 전통 까르보나라는 아무 치즈나 막 넣는 게 아니라 양의 젖으로 만든 이 페코리노 치즈를 갈아 넣어야 한다고 해서 샀는데 이것도 손가락 2개 너비 7천 원이다 (슬슬 후회 중)


이미 재료비만 14천원가량이니 사 먹는 게 더 쌀지도 모르는데 나는 깨달은 재즈애플이어서 쿨하게 집에 와서 유튜브를 틀었다. 이런 요리일수록 뭔가 묘한 디테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상 몇 개를 보니, 역시나 에멜전이 중요하다. 가스 불을 끄고 기름, 달걀노른자, 치즈, 면을 손목 스냅을 이용해 치덕치덕 하는 게 포인트였다


레시피대로 Guaniciale 를 중불로 올리브 오일에 볶고 면을 안단테로 삶고 넣은 뒤 프라이팬이 무거웠지만 꾹 참고 전완근을 이용해 치덕 치덕 치덕 치 이 덕하고 에멀전을 한참 한 뒤 그릇에 이쁘게 담고

먹어보는데


와 씨버ㅏㄱ 미ㅏㄴㅇㄹ대박 

존만어란ㅁ 마탱

뭐이림 ㅓㅇ라ㅣ머 맛있써

ㅈㄴ짜 깜놀했다 무어리ㅣ 맛있지

첨머거 보벗ㅁ즌 ㄴㄴ 는 맛인데 너무 맛있었다


음 역시 비싼 건 이유가 있어


훠이 훠이 가성비 구신아  내 인생에서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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