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r Eliot K
Feb 24. 2021
아기를 놓고 간 엄마 그리고 수술을 받게 된 아기
인생은 왜 사는가 4
하루는
보육원에서
2살 된 아기가
숨을 못 쉰다고
응급실로 데려왔다.
아기는
병원에 왔을 때
잠을 자듯
의식이 흐렸고
숨을 잘 못 쉬는
양상을 보여
소아과
중환자실로
입원되었다.
확인해보니
이전에
우리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던 아기였다.
아기는
수두증이 있어
머리통이 큰 모습을 보였는데
수두증 아기 수두증이란
누구나
뇌 속에 갖고 있는
뇌척수액이라는
액체를
남들보다
양을
많이 가지고 있는
병이다.
흰 색이 뇌척수액, 수두증 환아는 이 뇌척수액이 남들보다 많다
아기는
보육원에 맡겨졌던
신생아 시절부터
뇌출혈이 있는 상태였고
그 결과
수두증과 함께
지능도 저하된 채로
살아가고 있었다.
일단
숨을 잘 쉬게 해 주기 위해
산소를 공급하며
머리에
대천문 부위에
주사기를 꼽아
뇌척수액을 뽑아냈다.
아기는 두개골이 완전히 자라지 않아 대천문이 있어 머리에 바늘을 꽂으면 뇌 안까지 들어간다
머리에 바늘을 꼽아
뇌척수액을
좀 뽑아주니
다시 아기는
정신을 차리는 모습을 보였다.
아기는
2살이 되었지만
지능이 낮아서인지
아무런 단어도 말하지 못했고
의식이 좀 좋아지면
눈만 뻐끔뻐끔했다.
아기의 모습은
세상에 불만이 없는
너무도 순수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뇌척수액은
계속 새로 생성이 되기 때문에
또 시간이 좀 지나서
뇌척수액이
많이 차면
아기는 다시 의식이 흐려졌고
그때마다
뇌척수액을
주사기로 뽑아주었으나
평생 주사기로
뇌척수액을 뽑으면서
살 수는 없기에
교수님은
수술을 통해
반영구적인 배출구를
만들어주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이에게
보육원에 맡긴
엄마가 있기 때문에
엄마의 동의서를 받아야
수술을 진행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보육원에서 갖고 있는
아기 엄마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방문을 하도록 하려 했으나
전화가 잘 닿지 않았다.
그렇게 이틀 정도
전화를 하여
엄마와 연결되었고
엄마가 병원에 방문하였을 때
나는
엄마의 사정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어떠한 연고로
아기를 낳게 된 것 까지는 모르겠으나
엄마는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없어
보육원에 맡겼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
결혼을 해서
남편까지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화를
받거나 할 때
좀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전화를 할 때
혹시나 가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래도 다행히
엄마는 그 이후로
전화 연락이 잘 닿아
동의서를 받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으며
아기는 수술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수술방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엄마는 계속 울면서
아기가
수술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수술방을 나올 때까지
엄마는
자리를 지켰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나서
아기는
숨을 잘 쉴 수 있게 되었고
또랑또랑 한
눈빛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엄마는
거의 매일
면회시간마다
아기를 보러
오고는 했다.
와서 아이의 상태를
듣고
나의 설명을 듣고는
안도 후
복귀하곤 했으며
수술 후
회복이 끝나고 나서는
소아과에서 전담하여
아기를 보게 되어
그 이후에는
어떻게 퇴원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아기는
보육원으로
돌아가서
잘 살고 있을까?
보통
이렇게
장애가 있는
아기들은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수술은
잘 끝났으니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인생이 있다.
아기의 인생은
행복한 인생일까?
불행한 인생일까?
세상이 바라볼 땐
확실히
부족한 게
많아 보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기는
깨끗한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나고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숨을 쉬기 편해졌는지
웃음을 보였다.
진심으로
아기가
행복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