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베 Jun 30. 2021

닿을 수 없는 나무

시간이 흘러간다.

덧없이 흘러간다.

파란 하늘 훨훨 날던 연을

밤하늘 별이 수놓기 전에 잡아 끌어내리 듯

저 덧없이 빠른 시간도 같이 잡아당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나무야, 너는 왜 이렇게 저 높이 솟아있니

한껏 손을 쭉 뻗어봐도 닿지 않는구나


난 그냥 네가 좋았다

나도 너와 같은 나무가 되기 위해

비옥한 땅 아래 뿌리내렸고

매일을 허다하고 반짝이는 햇살을 쬐며

너의 아름다움에 대해 숲 속의 새들과 지저귀었다


너는 어찌 그리 내 마음도 모르고

계속 저 위로만 위로만 자라는 거니

너에게 가려는 내 작은 움직임이

너에게는 하찮게 여겨질지도 모르겠구나


너는 높이 솟아있어 저 드넓은 숲과 어깨를 겨누지만

나는 이제 숲의 작은 동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단다

너와 어깨를 견주는 친구가 되고 싶었다

저 멀리 불가능이라는 먹구름을 외면한 채


마음이 아프다

아니 헛되다


그때가 좋았어

너와 같아지길 바랐던

희망을 품었던 그 첫날



매거진의 이전글 글을 쓰게된 게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