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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SHOOP 리슙 Feb 24. 2024

팽팽한 줄





요즘 나는 팽팽한 줄 같다. 당장이라도 툭 끊어질듯해 가슴이 터진다. 이 막힌다. 못한다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못한다고 얘기해도 대신해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공연 때문에 안된다, 약속 때문에 안된다, 나 그거 안 해봐서 못 한다, 신경 쓰여서 못 다, 잘 몰라서 못한다' 그냥 그렇게 망설임 없이 곧장 말하고 싶다. 주저 없이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

12월부터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5분 간격으로 시간을 쪼개하고 있다. 키보드를 두드릴 때 얼굴은 딱딱히  있. 미간 사이엔 살얼음이 낀다. 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봤자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나만 욕먹는 일이라는 거 잘 아.


자매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좀 더 일을 맡아서 했던 두 달 전의 나를 때리고 싶다. 뭐 하러 했을까. 자매도 타인인데. 쟤는 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는데. 나는 내가 구했어야 는데.


' 못하겠어.'


예전 같으면 쪽팔려서 못 했을 소리가 지금은 제일 하고 싶다. 도망가고 싶다. 자매가 부탁한 일은 괜히 더 했고, 집 가기 직전에 귤은 괜히 까먹었. 괜히 한숨만 먹고 명치만 아프다. 돈 좀 덜 무서워할걸. 배고픔 좀 덜 무서워할걸. 쩜 이리 멍청이 같고 한심는지.


에게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많아지면 좋겠다. 혼자 사는 게 인생이라지만 혼자서 해결할 게 너무 많은 인생은 버겁고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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