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 중 <아버지와 아들과 당나귀>라는 제목의 이야기입니다.
당장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집의 아버지가 마지막 남은 재산인 당나귀를 팔기로 결심합니다.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당나귀를 몰고 시장을 향하는데요.
아들을 당나귀 등에 태우고 길을 걷는데 이런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저 버릇없는 놈 좀 보게. 늙은 아비가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는데 혼자만 당나귀를 타고 가다니!"
이 말을 듣자 아버지는 얼른 아들을 당나귀에서 내리게 하고는 자신이 올라탑니다.
아들이 욕 먹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었지요.
그렇게 또 얼마를 가는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수근거립니다.
"저 얌통머리 없는 늙은이 좀 보게나. 어린 아들은 걸리고 뻔뻔스럽게 혼자만 타고 가네, 그려."
아버지는 당황해합니다. 그러고는 자신도 당나귀에서 내려 아들과 함께 걷기로 합니다.
이 장면을 본 한 여인이 혀를 차며 놀리는데요.
"바보들 같으니라고. 함께 나귀를 타고 가면 될 것을...바보 아버지와 아들이네"
아버지는 또 놀라서 여인의 말대로 아들과 함께 나귀에 올라탑니다.
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욕할 사람은 없겠지?'라고 생각하며 다시 시장을 향합니다.
잠시 후, 길을 지나던 마을 사람들의 흉보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아니, 저 사람들이! 여보게 저기 힘 없는 짐승을 가여워하지 않는 인간들이 있네.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저렇게 학대를 하다니!"
아시다시피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들과 함께 당나귀를 메고 가다가 비웃음을 당하고,
개울가에 이르자 탈출을 시도하던 당나귀 때문에 개울에 빠지고,
결국 마지막 남은 재산이었던 당나귀까지 놓친 웃지못할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아버지는 모든 사람을 만족 시키려다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가진 것마저 잃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마는데요.
우화(寓話)라함은 인간의 약점을 풍자하고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이솝의 <당나귀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는 다소 극단적인 사례이기는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의 말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려는 태도 말이지요.
외식업에서도 이런 일은 수시로 일어납니다.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음식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의 기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당나귀를 팔러 나가는 아버지처럼 무모한 행동을 하는 외식업 경영주를 보곤합니다.
식당을 운영함에 있어서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쟁 제품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위치를 찾아 그 영역에 집중하는 노력 말입니다.
일을 하다보면 욕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식당을 찾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겠다는 욕심입니다.
메뉴판에 메뉴가 하나 둘씩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크지도 않은 매장에 한 곳은 모던하게, 다른 곳은 레트로(복고풍)하게 꾸민 곳을 보기도 합니다.
그리스 신화의 미노타우로스(Minotauros)처럼 반인반우(半人半牛)가 된 형국입니다.
결혼 적령기의 청년이 모든 여성에게 프로포즈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한 사람의 마음도 얻지 못하게 될 겁니다.
자신의 매장을 찾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겠다는 욕심 혹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차별점을 찾고, 그 차별점에 만족하는 고객에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