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한 Feb 18. 2024

[채종협] 배우의 연기를 상상하면서 만들어 보는 캐릭터

보고싶은 인연 / 인연환


채종협 배우의 연기를 상상하면서 만들어 보는 캐릭터 



채종협 배우의 연기를 상상하면서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인연환

제목: 보고싶은 인연


연환이 자신의 능력을 처음 발견한 건 어렸을 때 친구집에 놀러 갔을 때였다.

음식을 먹다가 흘려 씻고 잠시 친구의 옷을 입고 난 후였다.

친구 한별의 엄마는 자신을 한별이라고 착각했다. 


“한별아, 연환이 다 씼으면 와서 같이 먹어”

“아줌마, 저 연환인데”

“오한별! 엄마한테 아줌마라니!

“아야”


연환은 정말로 장난이 아니었고, 한별의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연환은 자신이 누군가의 옷을 입었을 때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 사람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연환은 처음에는 이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몰랐다.

그러다 문득 위기의 상황에서 가끔 쓰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 사실을 말한 건 친 누나인 ‘인혜인’이었는데

그 사실을 매우 후회했던 연환이었다. 


자신의 옷을 입힌 연환을 보며 아무렇지 않은 혜인이었다.


“그냥 넌데?”


해당 물품의 주인에게는 연환이 그대로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연환은 이 능력을 누나에게 삥 뜯기다시피 했는데

인혜는 학교가 가기 싫은 날이면 자신의 옷을 입힌 연환을 대리 출석시켰다.


“그럼 나는!!”


그렇게 연환은 인혜 때문에 불량학생이 되었다.

연환의 생활도 있기에 매일 쓰면 안 되었다. 

인혜는 연환에게 이 능력을 말하면 너 손해라고 쓰고 다니는 건 상관없지만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했다.


“누나만 부려 먹으려는 거 아니야?”

“나 니 누나야, 아무리 부려 먹어도 니 걱정하지!”


누나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하는 연환이었다.

연환은 그렇게 적절하게 능력을 쓰며 살았다.

죄의식이 생길 때도 있었지만 쓰라고 생긴 능력을 잘 써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연환은 인혜의 남자친구 옷을 입고 길거리로 돌아다닐 때였다.

자기 옷과 똑 같은 선물을 남친에게 선물한 인혜였고 

연환은 당연히 자기 옷인 줄 생각하며 입었다.


“이게 왜 누나 방에서 나오지?”


그런 연환에게 달려드는 인혜.


“오빠~~~, 나 너무 힘들었어”


누나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말투로 자신에게 말 할리 없었다.


“누나?”

“뭐 누나?”


아무것도 모르면 장난친다고 생각했을 테지만

연환의 능력을 아는 인혜는 바로 인환에게서 떨어졌다.


“너 옷 벗어봐!”


강제로 옷을 벗기는데, 여기는 밖이다.


“여기 밖이야!! 우선 들어가!!!”


서둘러 집으로 와 옷을 벗는 연환, 인혜는 정말 놀랐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연환의 능력을 본 건 처음이니까..


“와, 진짜 옷 하나 입었다고 무슨 도플갱어보다 더 진짜 같냐?”


그러다 문득, 인혜는 좋은 생각이 났다며 연환을 따라왔다. 

인혜가 오늘 다녀온 건 친구 부모님의 장례식이었다.


연환에게 강제로 친구 부모님의 옷을 입힌 인혜였다.


“와.. 안녕하세요 아저씨.. 아니.. 진짜 잘해라”


꿈결, 잠에 든 인혜의 친구에게 다가간 연환.

누나의 말대로 두 손을 꽉 잡아준다.


“아..빠…”


연환을 꼭 부둥켜안고 우는 인혜의 친구였다.

그때 연환은 이 능력에 대해서 재고하게 되었다.

잘 써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쁜 마음이라도 먹었으면 나쁘게 쓸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연환은 그런 생각을 고쳐먹었다.


원래 다른 사람으로 변해 

나쁜 짓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반성하며 최대한 안 해야겠다 생각했다. 


다음 날, 누나와 함께 누나 친구를 찾은 연환. 

어제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던 모습이 떠오른다.


“인혜야, 나 어제 아빠 봤다.”


다 죽어가던 목소리로, 뭔가 그 안에 또 희망이 있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연환과 인혜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동안 막 쓰고 다녔던 연환의 능력은,

누군가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능력이었다. 


“연환아”

“어.. 누나”


장례식장에서 나와 집으로 걸어가는 길.

두 남매는 처음으로 같은 생각을 하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네가, 막 엄청 좋은 놈은 아니지만, 나쁜 놈은 아니잖아?”

“뭐가! 나 좋은 애거든! 아니 애는 아니고 좋은 놈이야!”

“그래? 잘 됐다. 그럼 좋은 일 하자 우리”


누군가 보고싶은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이 되어보자는 애기를 했다.


“어떻게?”

“잘 생각해봐야지, 이 누나가 좀 똑똑하잖아”

“그래, 아무도 안 간다는 한국대 철학과 출신이긴하지”

“못 가는 거거든!”

“그래, 근데 나도 오늘 좀 뭐 좀 느꼈어”

“근데 죽은 사람도 되네. 산 사람은 본인 꺼 입으면 너 그대로 보이는데”

“그러게 옷만 안 벗으면 들킬 일도 없네”

“막 뭐 스파이 이런 것도 할 수 있나?”

“그런 건 내가 운동신경이 없어서.. 금방 붙잡힐걸?”:

“너 막 말하고 다녔으면 국가에서 끌고 갔겠다”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어렸을 적에 이 능력을 알았을 때. 

현명한 누나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누나 덕분이네”

“그래, 이 누님 덕분이지. 그러면 우리 둘. 이제 좀 멋지게 살아볼까?”

“그래 좋아! 나는 동의!”


그렇게 연환과 인혜는, 

연환의 능력을 이용해서 


정말 누군가를 못 잊고 있는 

간절한 사람에게,


그 사람과의 짧은 마지막 만남을

주선해주는 사업을 벌인다. 


사람을 위한, 사업이었다. 

덕분에 연환은 연기자급으로 많은 걸 연습해야 했다.

모습만 바꾸고, 말투나 행동, 습관은 그대로였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연환은 연쇄 범죄자가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집 근처였다.


“너, 범인 아니구나..”


연환은 사건 재연을 하고 있는 범인에게, 그날 입었던 옷을 입고 서 있었다.

재석의 옷이었다.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범인.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연환이었다.

다른 사람의 옷을 입고 있었기에 재석의 얼굴로서였다.


범인은 씩, 웃었다.


“너 이 새끼. 지금쯤 죽었을텐데? 어떻게”


그 말에 놀라 연환은 재석의 집으로 달려갔다.

피를 흘리며 쓸어져 있는 재석, 


“뭐야…”


방금 자신이 죽인 재석이, 또 나타나자 기겁을 하는 범인. 

연환은 범인의 얼굴을 똑바로 본다. 그리고 그와 추격 끝에 신발을 얻게 된다.


이제 이 신발을 신고 잡아내면 된다. 


그때 인혜가 재석의 집으로 온다.

누나의 남자친구였기 때문에.


연환은 범인의 신발을 숨기고 누나와 함께 밖으로 나간다. 

그날 만큼은 엄청난 열연을 펼치며 데이트를 흉내 내면서였다. 


누나와 함께 하고 있는 사업(보고싶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일)도 하면서,

누나가 재석이 깨어날 때까지 이 사실을 비밀로 하면서

사업도 할 수 있을까


누나랑 데이트 하는 연기를 또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은 연환이었다.


하지만 범인의 옷(신발)이 있으니까.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연환이었다. 


자기 스스로 그 바뀐 얼굴을 모르니

누군가한테는 보여줘야하는데,


누나가 아닌 누구를 찾아야 할지는 막막했다. 


이전 28화 [이하늬]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